사고 이후 태안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에는 이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진 상태. 이 같은 현상은 직접적인 피해지역이 아닌 인근 시군으로까지 퍼져 서해안 일대 상인들이 울상을 짓는 등 지역 경제의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사고 시기와 맞물린 지난 8일부터 16일 사이 천북굴축제를 진행했던 보령시의 경우 예년에 비해 관광객이 70% 이상 급감했다. 양영돌 천북굴축제 추진위원장은 “보령은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음에도 축제 기간은 물론 이후에도 관광객이 급감해 주민 전체가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서해안을 찾아주는 것이 어민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을 돕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마디로 서해안을 찾아 ‘먹고 자는 것` 자체가 피해 지역을 돕는 또 다른 봉사라는 견해다.
이러한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방제 작업이 시급한 태안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당 지자체들도 당초 취소하려던 연말·연초의 각종 행사와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하고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서천군은 사고 여파로 취소하려던 마량포구 해맞이축제를 예년과 같이 진행하기로 했으며, 보령시에서도 상인들이 주도하는 해넘이행사를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당진 왜목마을 해맞이축제 역시 예년과 같이 진행된다.
홍성군의 경우도 매년 초 열던 남당리 새조개축제의 축소 또는 폐지를 검토했으나 고심 끝에 내년 1월 말께 축제를 열기로 하고 관광객 발길 잡기에 나섰다.
전필호 홍성군 문화예술담당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주민들과 논의 끝에 이럴 때일수록 관광객 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관광객이 많이 찾아 주는 것이 서해안을 살리는 길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도 “어려운 상황에도 해당 시군에서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며 “서해안에서 연말을 보내며 주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27일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태안 등 충남 6개 시군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다시 한번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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