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 주민 “기름흔적 언제쯤 사라질지…”

만리포 주민 “기름흔적 언제쯤 사라질지…”

만리포 해안 아직도 휘발성 냄새 진동… 주민들 한숨만

  • 승인 2007-12-23 00:00
  • 신문게재 2007-12-24 4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태안 기름유출 사고 17일째인 23일 태안군 신진항 선착장에 가의도 섬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도착하고 있다.
▲ 태안 기름유출 사고 17일째인 23일 태안군 신진항 선착장에 가의도 섬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도착하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깨끗하지만 속을 파보면 아직도 많은 량의 기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유정숙(64)씨는 “지난 7일부터 지금까지 기름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는 여전하다”며 “언제까지 이 같은 기름 제거작업을 벌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해안가는 아직도 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특히 썰물과 밀물이 교차하면서 엷은 기름띠가 계속해서 해안가로 밀려왔다. 유씨는 “만리포에서 모항에 이르는 해안가에는 긴 띠를 형성한 검은 기름이 밀물에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며 “눈으로 봐서는 기름이 사라지고 방제 작업도 끝나가지만 이로인한 휴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리포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모항 역시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유화제와 뒤엉킨 기름찌꺼기가 해안가로 흘러들어 아직도 기름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 23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3구 주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진 헌옷을 기름 제거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정리하고 있다.
▲ 23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3구 주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보내진 헌옷을 기름 제거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정리하고 있다.
이곳 주민인 이희석(75)씨는 “기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양식고기가 먹이를 먹지 않고 시름시름 앓으면서 지금도 하루 수백마리 씩 집단폐사하고 있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물을 갈아주고 있지만 피해는 여전하다”고 했다.

방제작업에 나선 김옥선(72)씨도 “이 같은 피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며 “파도에 떠밀려 오는 기름이 언제쯤 사라질 지 답답한 심정뿐”이라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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