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도황리 주민들 양식장 황폐화에 ‘한숨’

태안 도황리 주민들 양식장 황폐화에 ‘한숨’

갯벌 곳곳 흡착포 자루… “후유증이 더 걱정”

  • 승인 2007-12-23 00:00
  • 신문게재 2007-12-24 2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로 오염피해를 입은 태안군 근흥면 도황리 주민 조규옥(67)씨와 김주익(50)씨가 기름을 제거한 흡착포 자루를 보여주고 있다.
▲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로 오염피해를 입은 태안군 근흥면 도황리 주민 조규옥(67)씨와 김주익(50)씨가 기름을 제거한 흡착포 자루를 보여주고 있다.
23일 오전 7시 태안군 근흥면 도황리.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기름 제거작업에 동원돼 마을은 인적하나 없는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바다를 일구어 생계를 꾸려온 주민들은 보름 넘게 계속되는 ‘바다의 대환란`에 진저리를 치고 있었다.
이곳은 사고 현장과는 불과 7km 이내로 유출된 기름이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바지락 양식장을 황폐화시켰다.

고장동어촌 마을회관 앞에서 마주친 조규옥(67)씨는 “바다로 유출된 기름이 번지면서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바지락 양식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마을 주민 전부가 기름제거 작업에 나가 마을이 조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벌써 마을 주민 수십여 명이 갯벌에 나와 바지락을 캐기에 바쁠 시간이지만 검은 기름이 갯벌을 덮치면서 죽은 마을로 변했다”고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한 때 염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수십년 전에 이마저도 유실돼 유일한 생계수단은 바지락 양식이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 닥친 기름유출 재앙으로 자연생태계가 파괴돼 보금자리마저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다.

조 씨는 “상황이 얼마나 나쁘냐”는 기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갯벌로 안내했다. 마을 회관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갯벌로 다가서니 주민들이 기름을 제거한 뒤 쌓아 놓은 흡착포 자루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는 기름을 제거한 흡착포를 보여주며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적지만 지금부터 발생할 후유증 때문에 걱정”이라며 “지금도 바지락의 판로가 막혀 마을 주민 대부분이 각종 공과금도 못 내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한숨지었다.<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