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곤 서산시장 |
긴 해안선과 함께 드넓게 펼쳐진 청정갯벌은 생태환경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의 가치까지도 포함된 지역이다.
이제 서해안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희망과 기대에 벅차있다.
지난 12월7일 서해바다를 덮은 원유는 재앙 그 자체였다. 이렇게 안타깝고도 참담한 상황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다.
원유 유출 소식과 함께 우리시에서도 재해대책본부를 꾸리고 방제와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가로림만에 유막이 출현된 이래, 피해현장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기관과 전문업체, 공무원과 어업인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가로림만 입구에 3.6㎞의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그동안 262척의 선박과 1만여 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입체적인 방제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의 빛은 있었다. 온 지역민이 하나가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의 힘이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서산과 태안을 비롯한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이러한 노력들은 가슴 벅찬 감격이 되어 온 서해안을 감싸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지역민의 단결된 힘이 서해바다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발휘되는 환난상휼의 민족정신이 흐르고 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위대한 자원봉사자의 힘과 높아진 시민의식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하늘도 이러한 정성에 감동한 것일까? 검었던 백사장이 하얀 모래알을 드러내고 있다. 자식 같이 보듬어 길러낸 양식장의 굴과 바지락, 우럭 등이 달라붙은 기름방울에 숨 가빠 하고 있다.무엇보다도 맨손 어업으로 하루 벌어 ! 먹고사는 어업인들의 모습은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도 문제이다. 주말이면 붐비던 음식점과 상가에도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었다. 우리 지역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수산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관광과 휴양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부푼 마음에도 멍이 들었다. 특히,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지는 드넓은 백사장과 청정 갯벌이 언제쯤 환경의 오염에서 자유로울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허물어진 터전을 추스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이다. 정부에서도 사고의 장기화를 대비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우리시에서도 피해조사와 배상문제를 지원할 행정준비를 끝마쳤다. 전담팀이 조직되고 인력이 배치되어 가동되고 있다. 서산과 태안의 어민들도 대책위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우리에게는 무수한 시련을 이겨낸 저력이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자원봉사자와 단결된 지역민의 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이다. 오늘의 시련은 우리가 더욱 튼튼하게 성장하는 담금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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