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개공은 서남부지구 9블록 ‘트리풀 시티`가 일반 분양 3일 만에 100% 청약이 완료됨에 따라 내부에서 ‘자체 시행` 의견이 팽배해 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상황에서 일대 사건으로 불릴 정도의 기록적인 청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 평형에서 평균 경쟁률 2대 1 이상의 청약자가 몰렸으며 161m(48평)는 12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처음으로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가 적용돼 관망세를 유지하던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을 빨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사실 대전도개공도 분양 직전까지 ‘걱정 반, 기대 반` 이었지만 상황은 180도 달라져 내부적으론 ‘자체 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전도개공의 한 관계자는 “9블록의 분양 상황을 보고 5블록의 매각 또는 자체 시행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었는데 지금 분위기를 봐선 매각 논의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9블록과 5블록은 분양시기, 시장상황, 아파트 규모, 공급 가구수 등 근본적인 차이가 많은 만큼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5블록은 전용면적 85㎡ 이하 국민주택 규모 12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중대형으로 구성된 프리미엄급 단지인 9블록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5블록이 분양될 시점에는 같은 서남부지구에서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가 대량 공급된 만큼 수요자들에게 어필할 요인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자칫 9블록의 청약 열기만 보고 섣불리 시행 여부를 결정했다가 미분양 대란이라도 발생할 경우 대전도개공의 존폐위기 마저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9블록에서 300억원 정도의 이윤이 발생했지만 입주 이후 하자보수 등 예상소요경비를 제외하면 ‘본전장사`이기 때문이다.
대전도개공의 다른 관계자는 “내년 초 서남부 16블록에서 5블록과 같은 규모의 아파트 1256 가구가 공급되는 만큼 이를 척도로 자체 시행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들뜬 분위기만으로 오판을 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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