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봉사단, 섬에서 기름제거 ‘구슬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2주째인 21일 ‘해양경찰의 날’을 맞은 해양경찰이 기념행사 등을 취소하고 오염사고 방제활동에 나서는 등 태안지역 기름복구 작업을 위한 각 기관과 개인들의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제54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맞았지만 기념행사 등을 취소하고 전국 해양 경찰서 가용 인력 680여명을 동원, 태안 원북면 방갈리 구례포해수욕장에서 갯바위 등에 달라붙은 기름을 닦아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해경의 날에는 전 직원이 모여 기념식을 갖는 등 자축 행사를 벌여왔으나 올 해경의 날에는 태안 오염사고 방제활동을 지원하자는 데 직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조달청도 이날 태안군청에 해안 기름제거용으로 사용될 헌옷 2000여점 등 방제용품을 2차로 전달하고 직원 50여명은 해안가에서 방제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 시험을 마친 목원대학교 교직원과 학생들도 이날 방제 작업에 동참했다. 지난 20일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교수와 직원, 학생 등 110명으로 꾸려진 목원대 1차 자원봉사단은 이날 태안군 소원면 소근2리와 원산도로 나뉘어 기름제거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방제작업에 필요한 헌옷과 수건 100㎏을 수집하고 식사는 물론 작업에 필요한 물품 일체를 구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봉사현장에 참여했다.
목원대 사회봉사지원센터 권중돈 센터장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효율적으로 작업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마쳐 작업에 나섰다”며 “피해 복구가 계속되는 한 주기적으로 태안에 봉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계속됐다. 지난 주말에 이어 21일 두번째 방문했다는 김성영(44`여`대전시 탄방동)씨는 “지난 주에 왔을 때는 온통 검은 색이었다”며 “그때 생각하고 무작정 만리포로 왔는데 많이 복구가 돼 이곳에서는 할 일이 없는 것 같다”며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원봉사자들은 이제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곳을 찾아가 갯바위에 묻은 기름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평소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은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개목항에는 이날 한국교회 연합봉사단에서 40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해 작업을 벌였다.
이날 정읍의 한 교회에서 자원봉사에 나섰다는 정성훈(22)씨는 “복구 작업에 동참하면서 태안에는 처음 와봤는데 경관이 수려한 좋은 곳을 많이 발견했다”며 “내년 여름에는 태안으로 휴가를 와야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는 최순례(61`여)씨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곳이어서 처음에는 작업하는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하나 둘 찾아와 도와주고 있어 기름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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