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아들과 ‘만리포 상봉’

군대간 아들과 ‘만리포 상봉’

모항초 전원규 교장 간식지원 등 자원봉사

  • 승인 2007-12-21 00:00
  • 신문게재 2007-12-22 3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모항초 전원규 교장(사진 오른쪽)과 아들 전웅기(가운데)씨.
▲ 모항초 전원규 교장(사진 오른쪽)과 아들 전웅기(가운데)씨.
“아들과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만리포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모항 초등학교에 지난 9월 교장으로 부임한 전원규(사진)씨는 지난 8일 아침 심한 기름 냄새에 잠에서 깼다. 집 보일러 기름이 새는 줄 알았는데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단다.

전씨는 “설마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을 차리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아이와 선생님들과 함께 간식 지원 및 복구 작업 자원봉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원봉사에 열심이던 전씨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지난 달 군에 입대한 전씨의 아들 전웅기(22)씨가 천리포에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다. 아들인 웅기씨는 203특공여단으로 자대 배치 받자마자 부대가 긴급 방제작업에 투입되면서 복구현장에 나서게 됐다.

전씨는 지난 20일 아들과 부대원들이 방제작업에 투입된 천리포 지역을 방문해 이들에게 따뜻한 차와 컵라면 300여개를 나눠 주고 함께 방제작업에 동참했다.

전씨는 “그렇지 않아도 아들에게 면회를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 반갑기도 하면서 걱정스럽기도 했다”며 “힘들텐데 꿋꿋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아들과 같은 군인들이 멀리 부대를 떠나 이곳 태안에서 방제작전을 열심히 수행해 많이 좋아졌다”며 장병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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