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투명사회팀장 |
하지만 내가 아무리 이런 기준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 삼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적당하게 지키면 그만인 규칙의 잣대를 적용하지 못하겠다. 이는 이미 기성세대가 된 내가 미래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지금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지도자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두 가지 문제는 꼭 해결해야 우리 사회에 희망이 보일 것이다.
그 중에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통령 선거가 드디어 끝났다. 아니 끝이 아니고 시작일지도 모른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수많은 의혹들이 가득했다. 이젠 누구라고 말하기도 싫다. 하지만 선거운동기간 중에 누구 하나 의혹에 대해 시원하게 말하는 이가 없었다. 당선만 되면 그만이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는 식이다. 슬프다. 우리 국민들은 그 수많은 의혹을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아니다. 선거는 선거이고, 의혹은 국민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삼성도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선거의 치열한 폭로전에 막혀 신문의 첫 면을 장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수천개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었네, 누가 관련이 있네 하는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다. 삼성의 문제는 ‘3불`이 문제이다. 경영권 불법 승계문제, 불법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가 문제인 것이다. 삼성이 우리나라 최고(삭제),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발효가 잘 되는 김치냉장고를 만드는 회사가 부패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가만 생각해보면 삼성은 ‘발효`와 ‘부패`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하루 수 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유출된 기름을 수거하기 위해 발길을 잇고 있다. 하지만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의 아픔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추락한 도덕성도 우리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이런 사회를 그대로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기성세대의 부끄러운 짓을 여기서 끝냈으면 한다. 그래야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지금 희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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