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특성 무시 시대 역행... 지원정책 더욱 강화해야
대전시가 시립 청소년합창단을 성인 합창단과 통합 시킬 절차를 밟고 있다.
시는 지난 82년부터 2000년까지 운영해오던 소년소녀 합창단을 2001년 성인합창단으로 통합 운영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로 마찰을 빚자 대전시는 지난 2003년 청소년합창단을 국내 최초 청소년합창단으로 출범시켰다.
청소년 합창단 창단 5년 만에 대전시는 조직의 효율적 운영 등을 이유로 다시 성인 합창단으로 통합키로 했다.
지역 예술계는 청소년합창단의 성인합창단 통합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통합 찬성, ‘조직의 효율성` 강화=청소년 합창단은 년 공연 횟수가 35건으로 같은 시립예술단인 연정국악단 144건, 교향악단 80건, 성인합창단 60건, 무용단 55건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사무국 조직은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옥배 음악 평론가은 “청소년합창단의 경우, 시에서 운영하는 것보다는 교육청 소관으로 두는 것이 옳다”며 “현재 청소년 합창단은 다른 시립 예술단보다 공연 횟수나 활동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조직이 비대해 예산낭비로 이어진다”고 통합 찬성의견을 내놓았다.
김철수 전 청소년합창단 상임 지휘자는 “통합됐을 때 장점은 대전합창계의 방향성을 체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통합했을 때 제기됐던 구조적인 마찰에 대한 보완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 반대, ‘시대의 역행` =통합 반대론자들은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성인 합창단 내에 소년소녀합창단을 통합해 운영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해 청소년합창단을 창단해 놓고 다시 통합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체의 특성과 개별성이 사라져 결국 청소년합창단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중근 대전 음악협회장은 “현 추세로는 관에서 청소년 예술정책을 지원하고 강화해야 한다”며 “시가 성인 합창단과 청소년합창단을 통합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합창계 한 인사는 “현 감독의 재계약과 맞물려 사무국의 구조조정 하기 위한 통합인 것 같다”며 “사람 정리를 위한 통합보다는 우선 청소년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생각하고 공론화시켜 여러 채널의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론화 무시하는 대전시 문화행정은 문제=청소년합창단 통합에 대한 찬반론자 모두 대전시가 공론화 없이 비공개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전시는 그동안 자문회의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했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예술단 사무국조차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시켜 담당 사무직원들 조차 통합소식에 당혹스로워하고 있다./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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