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휴일을 맞아 태안 해안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화장실 찾기에 분주.
해수욕장 해안의 기름 피해 복구 작업이 어느 덧 마무리돼 가면서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해안 주변으로 투입됐으나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아 먼 길을 걸어 화장실을 찾아가기도. 우여곡절 끝에 화장실을 발견하더라도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봉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
피해 재발 방지 기원하는 예술작품 전시
○…기름 유출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만리포 해안가에는 기름유출로 파괴된 생태계의 빠른 회복과 사고 재발 방지를 기원하는 상징물들이 전시돼 눈길. 이 상징물은 설치 예술가 최병수씨가 지난 8일 피해 상황을 목격하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해 15일 만리포 해안 한켠에 갑작스런 기름 유입으로 삶의 터전이 오염돼 더 이상 살 수 없게된 꽃게, 갈매기 등의 애처로운 모습과 사고 선박을 형상화해 작품화.
최씨는 “검게 변한 바다에서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 갈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력.
자원봉사 나온 아이들도 많아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찾은 태안 해안가에는 봉사에 나선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 어른들에게 감동을 선사.
서울에서 부모님(이선호씨)과 함께 학암포 해수욕장을 찾은 지혜(9), 은수(7) 남매는 봉사활동 이틀째인 16일 추운 날씨 속에도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는데 열중.
방제복에 기름이 잔뜩 묻은 은수군은 “손이 시렵지만 참을만하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집에 가자고 떼를 쓰는 등 어린이다운(?) 모습을 보인 아이들도 많아 해당 부모들이 난처해하는 모습도 등장.
주민들, “태안군 공무원은 기름제거보다 자원봉사자 지원해라” 제안
○…15,16일 주말을 맞아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밀물처럼 태안으로 몰려들자 주민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태안군공무원들의 역할론을 제기해 주목.
주민들은 “태안군 공무원들이 연일 비상근무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기름을 제거하다 보니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직접 기름제거에 나서지 말고 상황유지와 자원봉사자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
또 “어느 정도 기름제거 작업이 끝난 후에는 남는 것은 태안군민들이 떠안아야 할 문제니 너무 무리하지 말 것”을 당부.
이에 태안군 관계자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주민들 아픔에 비하면 공무원들의 노력은 너무 미약한 것”이라며 “주민들의 이같은 배려에 힘이 난다”고 답변.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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