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병원 간호사인 조선영(28·사진)씨는 주사기 대신 삽을 든 자신의 낯선 모습을 쑥스러워했다.
그녀가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 온 것은 지난 15일. 병원 식구 100여명과 함께 복구 작업을 돕기위해서다.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씨도 처음엔 기름으로 뒤범벅이 된 바다를 보고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단다. 조씨는 “사고가 발생하고 일주일이나 지나서 왔는데도 물 빠진 해안에는 기름 덩어리가 떠다녔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안타까운 마음에 더 열심히 일을 했다. 보호장구를 챙겨 삽을 들고 기름 덩이를 조금씩 떠내 양동이에 담아냈다.
조씨는 “서해안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기름으로 오염돼 안타깝다. 오염된 부위가 너무 넓어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녀는 “오랜 시간 복구 작업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쉽지만 다른 국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으니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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