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중단한데 이어 우리은행이 최근 가계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기존 대출금까지 회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17일부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1.5%포인트 수준의 우대금리를 없애기로 해 대출금리가 현재 연 7%대에서 8%대 초ㆍ중반으로 크게 치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상 신규 대출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예금 이탈 가속화에 따른 극심한 자금난으로 대출 재원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자금 성수기를 맞은 서민들의 겨울나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까지 회수토록 독려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자금 부족은 단지 우리은행 뿐 아니라 시중 은행권 전반에 걸친 현상이어서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가계 대출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달 초순부터 국민주택기기금의 근로자ㆍ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재원 부족으로 연말까지 중단된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지난 14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전날보다 0.03%포인트 급등한 5.74%를 기록하며 2001년 6월2일 5.75% 이후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금융권이 자체 결정하는 가산금리가 속속 올라 주택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20%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최근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06%포인트 인상했으며 외환은행도 0.06%포인트 인상해 적용키로 했다.
이로써 SC제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67~7.97%,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70~8.10%와 6.84~8.12%로 상승하게 됐다.
또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04~7.74%로, 신한은행은 연 6.72~8.12%로, 국민은행은 연 6.37~7.97%로, 농협은 연 6.43~8.15%로 각각 인상됐다.
이처럼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동반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민 주택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43)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아 겨우 내집을 마련했으나 커지는 이자 부담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면서 “대출금까지 회수한다면 가계에 부도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백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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