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 |
직장인들은 이때가 되면 연말정산을 위한 자료제출을 해야 한다. 1년간 경제적 총소득이 얼마였는지 또 지출이 얼마였는지 공제액은 얼마이며 기부금은 얼마나 냈는지를 정밀 계산하여 총정리한 세금을 납부함으로 한해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이외에도 결산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성경에서도 인생의 종착점에서 착하고 충성된 사람과 악하고 게으른 사람이 분리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어릴적에 착한 집안엔 경사가 있기 마련(積善之家必有餘慶)이고 사랑하면 적이 없다(德不孤必有隣/ 仁者無敵)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다. 본디 달력(calender)이란 말은 라틴어 “kalenderium”에서 유래 됐는데 그 본 뜻은 “빌린 돈 장부”란 뜻이었다. 빚을 준 사람이 빚진자에게 매월 소정의 이자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했던 장부란 뜻이다. 우리들도 여러 종류의 빚진 것을 갚기 위해 노력해야할 시간이다.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한다`는 말처럼 빚진자에게는 이자 갚을 날이 빨리빨리 오는 것 같다. 쫓기는 마음은 여유가 없다. 이제 잠시 일손을 멈추고 숨을 고르면서 한 해를 정리하자. 지난 1년간 내가 받은 사랑과 이웃들의 도움이 얼마나 컸던가? 태양 볕과 적당한 비, 그리고 바람을 주셔서 모든 생물이 살아 갈 환경을 조성해 준 하나님 은혜가 얼마나 컸던가? 눈을 들어 산을 보고 도움이 어디서 오는지 깨달아야 되겠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남을 돕고 이웃의 기쁨과 슬픔에 얼마나 동참했는지? ARS전화 한 통화, 구세군 자선남비에 성금을 한번쯤이라도 했는가? 나로 인해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혹 누구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은 없는지? 누구에게 심적·물적 손해를 끼친 일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성실했는지? 양심에 거리낌 없이 살았는지 되짚어 보아야겠다. 그리고 이들을 원자료로 하여 내 삶의 연말정산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옛사람들은 반성을 가르쳤다. 매일 세 번 반성하라(一日三省)고 가르쳤고 인사해도 응답이 없으면 돌이켜 나의 공경에 잘못됨이 없는지 반성하라(人事不答反己敬)고 가르쳤다. 그래서 다시 한번 윤동주의 서시로 2007년을 정리해보도록 하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 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 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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