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프랜차이즈를 찾아서]④둔산동 팔도 청국장

[향토 프랜차이즈를 찾아서]④둔산동 팔도 청국장

토종의 맛 ‘클래식한 변신’

  • 승인 2007-12-16 00:00
  • 신문게재 2007-12-17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냄새없는 청국장 개발 점심시간 ‘문전성시’
당뇨.항암효과 탁월… 가맹점 희망 잇따라


청국장을 국제항공 기내식으로 먹는다면?. 상상만 해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친숙한 냄새이겠지만 독특한 냄새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외국인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냄새는 좋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팔도 청국장 조규원 사장에게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그에게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이고 하나의 목표다.

삼국시대부터 1400여년간 우리나라 전통음식으로 자리매김돼 왔던 청국장에 승부수를 던진 박사장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청국장을 맥도널드와 같은 브랜드 파워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가진 조사장의 신념과 사업 마인드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청국장집은 좁고 허름하고 냄새 난다. 토속적이어야 한다는 이미지를 깨는 시도를 했어요. 고정관념을 깼더니 손님들이 몰려들더라고요.”

둔산동 타임월드 백화점 인근의 팔도 청국장 식당을 찾으면 클레식과 가곡이 흘러나오고 마치 까페를 찾은 것과 같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달구지와 맷돌 등이 장식돼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와 3300㎡가 넘는 매장을 토속 청국장 전문점으로 보기에 거리가 멀다. 청국장 하면 떠오르는 불쾌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이같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사람은 지역에서 15년간 음식점 업에 종사했던 조규원 사장.

조 사장은 미국에서 종교음악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대학의 전임교수 꿈을 키우던 중 학연과 지연에 얽혀 세속화 된 대학의 모습에 회의를 느낀 조 사장은 강사의 생활을 접고 소위 말하는 ‘잠수`를 탔다.

충북 단양이 고향이었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그는 고향 인근의 충청도 정서를 가진 지역을 물색하다 대전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15년 전 은행동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서울 지역에서 성공했던 장사 컨셉트를 대전으로 옮겨와 적용시켰다.

조 사장이 시도했던 것은 작은 서비스.
닭갈비 냄새가 몸에 베지 않도록 나가는 손님에게 방향제를 뿌려주고 가게 홍보를 위해 직접 길거리에 나가 퍼포먼스도 했다. 여름에는 한복 차림에 삿갓을 쓰고, 겨울에는 산타복장으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가게를 홍보했다. 조 사장의 노력 덕분에 닭갈비를 비롯해 횟집, 돈까스, 스파게티 등 시도하는 음식마다 히트를 치기 시작했다.

15년간 장사를 하던 조 사장은 웰빙시대에 맞고 오래갈 수 있는 아이템 물색에 나섰다. 그러던 중 냄새나지 않는 청국장을 생각하게 됐고 건강에 좋고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확신이 조 사장을 자극했다.

그는 연구에 돌입했다. 문화동에 공장을 짓고 청국장을 만드는 온도와 발효시간, 맛을 내는 비법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냄새가 나지 않는 최상의 맛을 찾기까지 조 사장은 1년에 걸쳐 수십 가마니의 콩을 버려야했다. 조사장이 청국장의 맛을 찾기 위해 공부한 자료만 역사서, 의서를 비롯해 책 수십권 분량에 이른다.

오랜 노력끝에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개발하게 됐고 음식점 문을 열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이면 4번의 테이블이 교체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자 주변에서 가맹점을 내겠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조 사장은 똑같은 맛을 포장,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가맹점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인 상품화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전문 업체에 용역을 주고 프렌차이즈의 가능성과 방법 등을 구체화 했다. 지금까지 팔도 청국장의 가맹점을 내겠다는 대기자가 무려 60여명에 이르고 있다.

“치킨집 가맹점 내주듯이 내줄 수도 있지만 모든 업주들이 다 같이 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좀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되도록 천천히 갈 예정이다”

현재 팔도 청국장은 법원 인근의 둔산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인근의 갤러리아점 등 직영점 2곳만 운영중이다. 가맹점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직영 운영을 통해 기반과 영업 노하우를 확실하게 검증한 후에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다.

“청국장이 맥도널드, 버거킹 처럼 전세계로 나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는 조사장은 지금도 연구를 계속 진행중이다.

청국장을 비행기 기내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냄새를 완전제거하고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팔도 청국장은 지난 10월 대전에서 열린 ‘위생문화 신기술 박람회`에서 모범음식, 명물음식, 우수작품 등 3개 부분에 전성돼 사례발표를 하는 한편 대전의 7대 맛집에 선정됐다.

일주일 가운데 5일을 오던 한 손님은 1년이 지나자 조 사장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청국장을 꾸준히 먹어온 덕분에 고질병이었던 당뇨를 완치했다는 내용이었다. 청국장은 항암효과와 노화방지, 혈전용해요소, 정장 작용 등 뛰어난 효능을 가진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청국장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대전을 교두보로 세계적인 명물 음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조사장의 지역에 대한 애착심과 마음가짐이 아름답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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