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기름 유출사고로 태안 일대가 기름바다가 된 지 여드레째인 14일 낮 12시. 복구작업이 한창인 신두리의 한 식당에는 무료 급식소가 열렸다.
숙박업을 하고 있는 유삼순(56`여)씨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사비를 들여 만든 자리다. 유씨는 자신의 일도 아닌 일에 자발적으로 나선 자원봉사자들에게 보답하고자 식당을 운영하는 김선례(61`여)씨와 함께 급식소를 마련했다.
유씨는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그동안 이곳으로 관광을 오고 또 앞으로 올 국민들 덕분에 먹고 사는데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빚을 내서라도 자원봉사자들에게 음식을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 태안군 신두리 사구 지역 방재작업을 펼친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이 무료급식소에서 강추위 속에 배식을 받고 있다. @ 특별취재반 |
그는 이어 “하루 빨리 피해 복구가 마무리 돼 다시 많은 국민들이 찾아와 사랑받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유씨는 우선 열흘 동안 자원봉사자들에게 매일 100~150인분의 점심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 복구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음식을 지원하는 봉사자들은 곳곳에 넘쳐난다.
연일 수천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만리포 해수욕장. 이곳에는 구세군과 한국기독교 연합봉사단, 적십자 등 민간단체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음료와 라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태안 적십자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기순(여)씨도 매일 아침 일찍 이동 급식소를 찾는다.
1000~1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뒤인 8일부터 급식 봉사에 나섰다는 조씨는 “밥과 김치, 김, 오징어 무침 등을 준비해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며 “매일 1000명분 이상의 음식을 만들다보니 힘이 들기도 하지만 피해 주민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다보니 때로는 지원품이 바닥을 드러낼 때도 있다.
태안지역재활센터 김영석 구세군 사관은 “많은 분들이 찾다보니 보관하고 있던 라면과 음료 등이 바닥난 상태”라며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당부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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