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률]메모의 힘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권혁률]메모의 힘

[계룡대 기고]권혁률 3군단 소령

  • 승인 2007-12-13 00:00
  • 신문게재 2007-12-14 12면
  • 권혁률 3군단  소령권혁률 3군단 소령
▲ 권혁률 3군단  소령
▲ 권혁률 3군단 소령
컴퓨터가 대중적으로 보급된 이후 오늘날에는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악필들이 많다고 한다. 온라인 세대인 요즈음 젊은이들은 과거 자필로 작성하여 편지를 주고받던 세대와는 달리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에 더 익숙하다. 평소에 컴퓨터나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직접 손으로 쓰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이지만 아직까지 사회생활에서 자필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 한 예로, 메모(memo)는 자필이 가지는 뛰어난 기동성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메모는 하루가 모르게 변화되어 가는 사회 속의 바쁜 일상에서 자신을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살아가게 해주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메모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한 첫 걸음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다. 여러 가지 정보와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 저장해 두다보면 쉽게 망각하고 만다. 인간의 기억은 서로 다른 세 개의 상호작용하는 저장 시스템 즉, 감각저장, 단기기억(短期記憶), 장기기억(長期記憶)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누구나 머릿속에 저장해 두었던 것을 망각하기 마련이며, 기억하지 못하면 결국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메모지(수첩)을 이용해 메모를 하면서 시간을 관리한다면 자신의 할 일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시의적절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메모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지적재산이 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의 뇌에서는 순간순간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모는 자신만의 아이디어 보물창고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수첩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계획성과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해마다 많은 기업이나 단체들도 직원용 수첩을 만들어 배부하고, 우리 군에서도 수첩을 해마다 제작하여 배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육군수첩은 소위 때부터 시작해서 벌써 10권이 넘는다. 첫 번째 육군수첩인 소대장(소위)때 수첩의 월력표에는 중대장님, 대대장님, 연대장님의 강조사항, 내 소대원들의 이름과 특징,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색깔별로 꼼꼼하게 구분되어 적혀 있다. 지금 휴대하고 다니는 육군수첩 월력표에도 색깔펜과 형광펜으로 잘 구분된 메모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소위 때부터 일관되게 월력표에 색깔펜과 형광펜을 이용하여 근무, 휴가, 경조사, 자금 사용, 전출?입 등을 표시하는 내 메모 습관은 추진하는 업무를 놓치는 일 없이 계획성 있게 처리하게 해 주었다. 또한 수첩이 바뀔 때 재활용 할 수 있는 메모를 위해 포스트잇도 적절히 사용하였는데, 이는 간단한 정보 이동을 위한 방법으로 작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메모를 시작하는 것이다. 꼼꼼하게 수첩에 메모를 하다보면 내일을 보는 눈이 생기는 법이다. 메모 없는 백지 수첩은 사람의 마음을 썰렁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메모를 강제적으로 시키는 직장은 없지만 꼼꼼하게 수첩에 메모하는 야무진 마음가짐은 계획성과 추진력을 가진 인간을 만들어 낸다.

덧붙여 지속적인 메모 습관을 위해 자기만의 정리기술도 필요하다. 업무의 질을 높이는 메모와 정리기술은 다음 업무를 시작하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부터 수첩에 꼼꼼히 적는 메모습관을 통해 시간관리 뿐만 아니라 사람관리, 자금관리 등 자신만의 지적 재산을 증식해 보면 어떨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1.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