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자]한 해의 끝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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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한 해의 끝에 서서

[중도춘추]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승인 2007-12-13 00:00
  • 신문게재 2007-12-14 20면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어느새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문득 분주한 움직임은 있었는데 어디를 향한 치달음이었는지 가늠이 잘 안 된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소비자들을 만났고, 거래과정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지만 정작 손에 잡히는 것은 보잘것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보다 더 나은 시장 질서를 만들기 위해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는 힘자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소외되고, 정보력이 낮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여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기업 운영을 하고 있고, 소비자를 최고로 우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널리 크게 많이 알리고 있다.

며칠 전에는 사업자와 자동차 리콜문제를 두고 입씨름을 했다. 본래 리콜은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특히 자동차와 같이 인명에 직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 제도를 법제화하고 있다. 당연히 사업자는 리콜이 결정되면 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 소비자가 리콜 대상인 것을 모르고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주행 중에 차량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를 경험했다. 다행히 주변에 자동차가 많지 않았고, 고속도로 운행 중에 생긴 문제가 아니어서 큰 사고는 면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안고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자신의 소유 차량이 리콜대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사고에 대한 걱정 한 마디 없고,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에 대한 반성도 없이 큰 인심 쓰듯 ‘무상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에 화가 난 소비자가 우리 단체에 문제 제기를 했다. 소비자에게 리콜 여부에 대한 고지(告知를)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사업자 책임이다. 해당 자동차 본사와 건설교통부에 시정을 요구하고 이행 책임을 제대로 하도록 요구했지만 소비자를 응대하는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일이 소비자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으면 바보 취급하고, 말하지 않으면 슬그머니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고 보니 어느새 사람들의 목소리 톤이 높아져 야단법석을 떨어야만 움직임이 있는, 큰소리가 판치는 그런 세상과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영악한 사람들은 이치에 맞지 않아도, 문제의 본질에 어긋나는 언설(言舌)로 상대방을 나무라고 결국 비합리적인 헛소리로 사업자들을 압박해 자신의 뜻을 이루기도 한다.

더 많이 가지려 별나게 설치고 부지런 떨고 판 깨고 참고 반항했던 한 해가 가고 있다. 진정한 얻음과 성숙은 헛소리와 큰소리를 견디어 낸 후의 열매인 더듬는 말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 소비자와 사업자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작지만 자기 잔으로 마시라는 자족감도 함께하는 연말이다.

눈 내리는 밤이 기다려진다. 새해라는 쏟아지는 햇볕 속의 새로운 만남과 사귐을 잉태하고 있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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