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의홍 국제로타리 3680지구총재 |
우리 사회의 음지를 찾아 크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유독 입김을 불며 분주해지는 사랑의 손길은 이미 여러해전부터 반복되는 시선의 대상이 돼 왔다. 물론, 연말연시에 나타나는 모든 봉사와 자선의 모습이 그 진정성을 상실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참여율과 빈도면에서 상당부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는 반가운 얘기도 점진적인 성숙함의 반추이기에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고질적으로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는 이른바 연말 반짝 이벤트식의 자선행사 등은 사회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성과 개선의 발걸음에 분명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봉사활동에 대한 성적이 차츰 향상되고 있음에도, 세계적인 통계에 비춰보면, 여전히 미약한 부분이 많은 것에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일상속에서 자선과 봉사의 문화, 그리고 진정성이 깊게 베인 선진국에 비해, 연중 특정 시기에 몰리는 우리의 문화와는 통계상 그 간극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 일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미국과 같은 경우, 10가구 중 9가구가 평소 기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구 수입의 약 3.2% 정도를 사회발전을 위해 기꺼이 내놓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자선활동에 대한 경각심은 사실, 기업인들의 윤리적 측면과도 연계된다. 미국의 기업과 기업인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이익의 대부분을 사회로 환원하는 모습은, 오로지 자신의 기업을 위해 재산을 축적하기 바쁜 우리기업의 행태와는 사뭇 상반되는 모습이다.
또한, 자선행위의 방법이 오로지 돈이라는 획일적 사고에서 벗어나 실천하는 봉사로의 변화를 꾀해야 함도 중요한 과제이다. 여전히 기부문화와 각종 봉사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돈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기부로 인해 수혜를 받는 사람들에게도 가벼운 동정으로 밖에 비춰질지 모르는 위험성을 전제한다. 내가 한 봉사와 기부가 어떤 일에 쓰여지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에게 돌아가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깊이 헤아려 봉사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필자가 맡고 있는 국제로타리3680지구와 같은 경우, 2007~2008년 연차표어를 ‘로타리를 나눔의 손길로(Rotary shares)’로 정하면서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효율적인 봉사와 기부가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를 넘어 확대된 의미로의 봉사를 추진하며 국제봉사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소아마비 박멸, 보건,빈곤기아추방, 문맹퇴치, 수자원문제, 평화 등 전세계적인 사회이슈에도 연중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로터리의 이 같은 기부활동을 통해 소아마비의 경우 전세계 99%정도가 박멸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같은 국제적 구호활동을 위해 참여한 로타리안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의 참여도도 상당히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국제로타리가 실천해온 나눔의 활동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라는 점에 필자로서는 일면 자긍심과 뿌듯함을 내심 숨길수가 없다.
1년 365일을 사랑과 온정으로 채우려는 여유, 그것은 돈이 있는자의 여유가 아니라, 마음을 가진자의 여유에서 비롯될 것이다. 말을 맺으며 필자가 속해 있는 국제로터리의 정신을 하나 곱씹어본다. ‘로타리안들은 시간을 나누고, 재능을 나누고, 재물을 나눕니다. 또한 친절과 사랑을 나눕니다’우리에게 나눌 것이 얼마나 많은지 오늘 한번 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 반문하면서 내년 한해 계획에는 반드시 봉사라는 두 글자가 마음에 깊게 새겨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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