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의 시장으로서 이 문제가 지역갈등으로 비화될까 안타깝다. 감정적인 지역갈등은 지역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역발전을 저해할 뿐이기 때문이다. 기실 지역명에 대한 집착은 애향심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지만, 지역명 그 자체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주대교명변경문제가 이러한 경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주대학교 교명변경문제에서 예산과 천안이 관련되어 있으므로 공주라는 특정지역의 지명이 들어가는 대학명칭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다분히 감정적인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이 논리라면 충청남도라는 명칭도 바뀌어야 한다.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의 앞 글자를 딴 따서 만든 이름인데, 두 도시가 충북에 있으므로 충남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공주대는 ‘공주`라는 지역명이 들어갔다고 해서 공주시 만의 것이 아니다. 충남에 있는 유일한 국립종합대학교의 명칭이 ‘공주대학교`라는 이름을 가진 것뿐이다.
아울러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브랜드 가치이다. 공주시의 유명한 농산물은 밤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공주밤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다보니 가짜도 서로 공주밤을 사칭한다. 그만큼 브랜드 가치는 중요한 것이고, 그 가치를 얻기까지는 엄청난 비용과 홍보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공주대측은 ‘한국`, ‘한울`, ‘한겨레` 등을 새로운 대학명칭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 대안 중 공주대라는 명칭의 브랜드가치를 뛰어 넘는 명칭이 있는가 묻고 싶다. 전통의 공주대학교는 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데, 새로운 대학명칭이 과거의 공주대학교이고, 그 이전의 ‘공주사대`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시킬 것이며, 새로운 명칭이 공주대 만큼 홍보되어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이 지출되어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혹시 어떤 명칭이라도 일단 ‘공주`라는 명칭만 바꾸면 된다는 식의 다분히 감정적 접근을 한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가 진정 지역발전을 추구한다면 서로 불필요한 소모전이나 갈등 보다는 서로의 특성과 강점을 살려야 한다. 아산의 반도체산업과 자동차산업, 당진의 철강산업, 서산의 석유화학산업, 공주의 교육과 관광레저산업 등등 각 지역마다 고유 특성을 최대한 살리며 존중해 주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협력 지원해 줌으로써 더 큰 성과를 올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지난 53년간이나 각각 치러오던 백제문화제를 부여와 공주가 공동개최하면서 명품축제로서의 성공적 첫발을 내딛었고, 논산에 국방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각 시군이 똘똘 뭉쳐 힘을 모아 희망이 보이고 있고, 서천의 장항산업단지문제에서도 각 시군이 힘을 합쳐 나름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냈다. 금산인삼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에도 각 시군이 적극 협력하였고, 당진군이 시로 승격하는 데도 각 시군이 협력하고 있으며, 도청신도시건설에도 홍성과 예산이 잘 협력하여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각종 지역문제를 갈등 속에서 힘을 소모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어떻게 서로 상생할 것인가를 두고 창조적, 생산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서로가 사랑하고 화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 반성과 함께 대화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다. 서로의 강점을 밀어주어, 상생하는 지혜와 현명함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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