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충남지원장 |
수매장에서 받는 검사등급은 농업인의 영농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 최상의 등급인 ‘특등`을 받은 농가는 이웃 농업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런 기쁨도 잠깐, ‘FTA저지`, ‘농산물개방반대`라고 목청 돋우며 여기저기에 걸려 있는 현수막은 우리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우리의 생명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요즘 대학가에서도 ‘농과대`보다는 ‘생명과학대`라는 명칭을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웰빙시대의 농산물은 일차산업의 결과물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생명과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농림부도 ‘농업·농촌기본법`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으로 개칭하고 식품산업까지도 농산업 범위에 포함시켰다. 단순한 일차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아니고 식품의 생산·가공·제조·조리·포장·보관·수송·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식품산업을 농업 범위에 포함한 것은 생명산업으로서 지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최근 다양한 외국 농산물이 수입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AI, 광우병, 기생충김치, 농약녹차, 가짜유기농분유 등 식품과 관련된 많은 사건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발생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선택하기 위하여 농산물을 꼼꼼히 살피고는 있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1인당 2만불 시대를 향하여 열심히 뛰고 있다. 우리의 농업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증산정책을 통해 생산만 하면 팔 수 있었던 농업인 중심의 농업시대는 막을 내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적정시기에 좋은 품질을 생산·공급해야만 팔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농업으로 변화되었다. 이제 농업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팔거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그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들은 농민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농림부와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친환경농산물인증」,「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Traceability)」 「우수농산물관리제(GAP)」,「농산물원산지·GMO표시제」「농산물안전성관리」등을 도입하여 안전하고 좋은 농산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들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제도들은 단지 농업인이나 소비자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향후 우리 농업의 나아갈 방향을 담고 있어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친환경농산물인증제도`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림축산업에서 생성된 부산물의 재활용을 통하여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 보존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제도이며,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는 농산물의 생산·유통·판매까지 각 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하여 해당 농산물의 안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추적하여 원인 규명 및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도이다.
또한, ‘우수농산물관리(GAP)제도`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농산물의 생산단계부터 수확 후 포장단계까지 토양·수질 등의 농업환경 및 농산물에 잔류 할 수 있는 농약·중금속 또는 유해생물까지 관리하는 제도이며, ‘농산물 원산지·GMO표시제`는 소비자에게 알권리를 제공하는 한편, 값싼 외국농산물이 국산농산물로 둔갑 판매되는 것을 방지하여 공정한 거래질서를 유지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농산물 안전성관리제도`는 안전성이 우려되는 농산물을 대상으로 전국 안전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농약, 중금속, 식중독균 등에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부적합 농산물이 발생시 시중에 출하되기 전에 출하연기 또는 폐기하여 소비자에게로의 접근을 차단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전 과정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농산물 인증 및 표시 제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당신이 진정 웰빙을 추구하고 깨어있는 소비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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