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구]삼성 사태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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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삼성 사태를 바라보며

[NGO소리]김병구 대전시민사회연구소 협동처장(변호사)

  • 승인 2007-12-05 00:00
  • 신문게재 2007-12-06 20면
  • 김병구 대전시민사회연구소 협동처장(변호사)김병구 대전시민사회연구소 협동처장(변호사)
▲ 김병구 대전시민사회연구소 협동처장
▲ 김병구 대전시민사회연구소 협동처장
2007년 하반기 한국사회는 두 가지가 화두다. 대통령선거가 그 하나이고 삼성비리가 나머지 하나이다. 대통령선거는 어차피 예상되어 있었던 일이므로-물론 이것이 향후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은 막대하지만- 사건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삼성비리문제는 예견되어 있던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역임한 김용철 변호사라는 자연인의 폭로에 의하여 도발되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사건이고 우리 한국사회에 새롭게 제기된 문제로서 우리에게 그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인이나 지인들이나 요즘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질문 중 가장 많은 것은 같은 변호사 입장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행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가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내용이 ‘사실`인가 하는 점이다”라고.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한 때 자기가 몸담았던 조직을 배신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은 하등 중요치 않으며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이러한 김용철 변호사의 도덕성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만 흐릴 뿐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어찌 보면 간단한 문제이다. 검찰 내에서도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고 특검법안도 국회를 통과하였으니 제대로 수사하여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리하여 김용철 변호사가 법위반한 사실이 밝혀 지면 김용철 변호사도 처벌하면 된다. 본인도 자신이 처벌받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경제 논리는 더 이상 끼어 들 틈이 없다. 삼성그룹의 경영에서 이건희일가가 배제된다고 하여 무엇이 문제된다는 것인가. 삼성이 동네 구멍가게인가? 주인이 자리 비운다고 도둑맞고 망하게 말이다. 정말로 그렇게 허약한 기업이라면 이 기회에 체질개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삼성은 그렇게 약한 기업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밤을 낮삼아 일을 하고 있는가. 경제논리 운운하며 수사를 비켜 가려 하는 것은 그 많은 삼성 내의 인재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삼성이 이건희 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건희 일가는 삼성의 주식을 일부 소유하고 있는 주주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다른 주주에 비하여 특별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필자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 기자회견을 한 뒤로 지금까지 같은 변호사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변호사는 업무상 지득한 의뢰인에 관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여서는 안된다. 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개인의 은밀하고 조심스러운 정보를 많이 알게 되므로 변호사에게 특별히 더 강력하게 요구되는 직업윤리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러한 직업윤리에 반하여, 아니 적극적으로 위반하여 삼성 이건희 일가의 불법행위를 폭로하였다.

그러나 중대한 사회적 공익을 위하여, 더군다나 자기 자신도 형사처벌 받을 각오로 불법과 비리를 폭로한 경우라면, 결국 중대한 공익과 직업윤리라는 양 가치 중에서 어떠한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이익형량과 가치판단의 문제로 귀결되고 이는 자신의 세계관에 달린 문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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