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순 충남대병원 감사 |
전자의 경우 BBK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후보가 끝내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지가 국민적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 ‘관리의 삼성’이 자신의 경영은 물론 국가 및 권력층까지도 ‘관리’하려한 사건의 파장이 과연 어디 까지 미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또한 소위 내부고발자라고도 할 수 있는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이 청와대와 검찰뿐 아니라 국세청등 힘 있는 기관에 뇌물을 돌렸다는데 국회의원에게 만은 주지 않았는지 국회에서 자신있게(?) 전격적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국민적 여론 때문에 통과는 시켜 놓았지만 깊은 겨울밤을 잠 못 이루며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어쨌든 지켜볼 일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전투구의 정치권이야 원래 그렇다고 치더라도 삼성특검의 경우 IMF직후 우리 국민들이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을 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강력한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 삼성그룹을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만들어 국민에게 자긍심을 주고 희망을 주었던 이건희 회장과 그 아들의 경영권 승계문제가 중심이 되어 빚어낸 문제들이라서 우리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더 이상 한국사회의 가진 자 들에 대해 관대하지 못할 것 같다. BBK 사건이나 삼성특검이 어떤 결론을 낸다 해도 국민들에겐 받아들이기 불편한 진실일 뿐이다. 그들의 성공신화에 환호하며 면죄부를 주기에는 우리 사회의 가진 자 들의 도덕적 타락에 대해 더 이상 인내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이 되고 각 분야에서 제도적인 성숙이 있었다지만 일련의 의혹과 스캔들은 화려한 성공의 배경에는 돈과 권력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되는 비정상적인 작동원리들이 있었으며 이러한 메커니즘은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화되어 갈등과 분열의 주요인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와 권력을 모두 갖고 싶은 욕망, 부를 대를 이어 세습하고 싶은 욕망이 정도를 벗어나 실현된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는 풀잎 끝에 이슬이 되고 말 것이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오래 속이지는 못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 올 세밑에 우리가 목도하고 깨닫는 교훈이 될 것이다.
옛 사람들은 정직하게 오직 땀 흘려 이루는 것 말고는 단한가지도 누릴게 없으며 만일 부정한 사치를 할 경우 그 것은 밤길에 비단 옷을 입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세인들의 조롱을 살 뿐이라고 생각했다. 아래에 곰곰이 씹어볼 만한 시구하나 옮겨 놓는다.
좋다는 금은보화 산 같이 쌓아놓고
분신인 처자권속 삼대처럼 길렀건만
북망산천 찾아갈 때 모두 다 돌아서니
마음 닮은 업 보따리 홀로만 따라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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