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
인류의 생활 무대는 육지 중심에서 해양으로, 그리고 이제는 대기권을 지나 우주공간까지로 확장되고 있다.
우주시대 초기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힘 겨루기 양상에서 촉발한 패권경쟁을 위한 단순한 우주탐사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미 우주환경의 이용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보다 적극적인 우주개발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1961년 인류 최초의 유인우주비행 성공, 1969년 미국의 인류 최초 달 착륙으로 이어지는 냉전시대의 경쟁적 우주개발은 우주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적 우주개발은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약 35년 후인 지난 2003년 중국의 유인우주비행 성공 이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의 도약에 자극받은 우주 패권국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 일본과 유럽연합(EU), 인도 등 각국들이 잇달아 야심찬 우주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중국의 선저우 6호 발사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신 우주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04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책정한 새로운 우주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새로운 유인우주선 개발과 함께 2020년까지 달에 영구기지를 건설해, 그곳을 전초기지로 화성에까지 인간을 보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일본 역시 올해 초 달탐사위성 가구야 1호 발사를 시작으로 2030년에 달에 유인우주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우주강국은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지구상의 우주센터를 넘어 우주에서의 발사장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수천 개의 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발사해 온 우주기술 선진국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대두되는 것이 바로 각 국의 발사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사장을 보유하고 있는 12개국 중 가장 많은 발사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물론 미국이다.
1949년 설립된 케이프 케너버럴 발사장을 비롯해 현재 10개의 발사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흥 우주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1958년 유인우주선 선저우호를 발사한 주천발사장 설립을 시작으로 총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또 다른 발사장 한 곳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역시 1963년 건설된 가고시마 발사장을 비롯해 현재 3번째 발사장을 구축 중에 있다.
이처럼 각국이 우주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가장 먼저 발사장 설립에 착수하는 이유는 바로 우주센터가 우주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주개발은 우주공간에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 등 각종 기기나 장비들을 일정 궤도상에 올려놓고 활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중국, 인도 등에 비하여 매우 짧다.
비록 후발주자이고 그 역사도 짧지만, 지금껏 자체적인 우주센터를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10여년 남짓 세월동안 우주기반기술 확보에 있어서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나로우주센터로 인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개발은 훨씬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준공과 이곳에서 최초로 위성을 쏘아올리게 될 우리의 우주발사체 KSLV-I 개발은 단순한 우주개발의 성과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내년 하반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위성 자력 발사에 성공하는 순간 우리의 우주개발은 새로운 역사의 한 장을 펼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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