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정성.노하우 보글보글 25년 깊은맛 ‘진국이네’

[유통]정성.노하우 보글보글 25년 깊은맛 ‘진국이네’

[프렌차이즈를 찾아서]③서구 관저동 ‘뒤웅박 설렁탕’

  • 승인 2007-12-02 00:00
  • 신문게재 2007-12-03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불조절 실패 조금이라도 맛 떨어지면 퇴짜
‘맛있는 집’ 입소문 자자 90% 이상이 단골
‘(주)뒤웅박’ 체인본부 설립 사업기반 구축


수백개의 가맹점을 가진 소위 말하는 성공했다는 프랜차이즈 본점 업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가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누구보다 크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성공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술에 투자하고,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누구나 배우고 싶고 인정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 위치한 ‘뒤웅박 설렁탕`(사장 박노식). ‘뒤웅박 설렁탕`을 개발한 박 사장의 자신감과 마인드는 대단하다.

25년을 지켜온 전통 방식의 설렁탕에 대한 고집과 자부심은 외국 자본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인 설렁탕으로 전국은 물론 세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박노식 사장의 성공 마인드를 들어봤다.

"25년을 해왔어도 아직도 맛이 변할 때가 있어요."
박노식 사장(49· 사진)의 설렁탕은 관저동에서 유명하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질 좋은 소고기로 적당한 온도와 끓이는 시간을 통해 가장 맛있는 맛을 내고 있기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항상 변함없이 같은 맛을 유지하고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마인드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불 조절을 실패했거나, 고기질의 저하로 맛이 약간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가차 없이 36시간을 정성들여 끓인 설렁탕을 쏟아 버린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아 고객들에게 설렁탕을 내놓는다면 단골손님은 두 번 다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는 박 사장의 신념 때문이다.

청자를 만드는 도자기 장인들이 티끌하나에 도자기를 깨 버리는 것과 같은 장인정신이 아니면 누구나 인정하는 음식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 사장이 처음 설렁탕과 인연을 맺은 것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논산의 시골 청년이 서울로 상경해 파란만장한 삶을 시작한 것.

먹을 것이 없어 3일을 굶기도 하도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박 사장은 24살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신촌의 유명 설렁탕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굳은 일도 마다 않고 죽은 듯이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설렁탕 국물 내는 기술만을 배웠다. 물의 양과 끓이는 불의 세기, 맛을 내는 비결 등을 박 사장이 몸소 몸으로 습득했다.

고향인 충남 논산에 돌아와 설렁탕 영업을 하던 박 사장은 큰 포부를 갖고 프랜차이즈를 통해 전국을 장악하겠다는 신념으로 좀 더 넓은 시장인 대전으로 가게를 옮겼다.

설렁탕 보다는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종 음식 ‘양`에 도전했던 박 사장은 8개월 만에 실패를 맛보고 다시 설렁탕 집을 운영하게 된다.

“설렁탕을 누구나 맛있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과 노하우가 들어가야 하는 만큼 정말 고생스런 음식”이라고 말하는 박 사장은 생각을 바꿔 최고의 맛 설렁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박 사장의 설렁탕집에 드나드는 고객은 90% 이상이 단골이다. 한번 찾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묘미가 있어, 수시로 찾는 단골이 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문을 여는 9시부터 손님이 출입하기 시작해 밤 12시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박 사장이 하루에 발걸음을 하는 거의 대부분의 손님을 기억하고 있고 개인 신상에 대한 자세한 인사를 건넨다.

맛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을 내려는 사업주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박 사장은 섣부른 확장보다는 확실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모두 거절하고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연구에 돌입한다.

(주)뒤웅박 이란 상호로 체인사업본부를 설립하고, 전문가를 영입해 7개월에 걸쳐 사업 기반과 체계를 다졌다.

“다른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기술 인수 과정이 3개월이다.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뒤웅박 설렁탕이란 상호를 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25년간 설렁탕을 만들어왔어도 지금도 버리는 경우가 있다”며 “가맹점 개점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기술 전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도 까다로운 심사와 기술 인수 과정을 꺼리는 사업주가 많지만 박 사장의 원칙과 고집은 꺾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5년 뒤에는 20%만 유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확실한 준비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박 사장의 신념이다.

“전 재산을 털어 사업에 투자한 사람들이 사업에 실패할 확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패막이”라고 말한다.

배고픈 어린시절을 보냈던 박 사장은 누구든지 배고픈 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점심값을 못내는 초등학생들의 점심값을 후원하는가하면 매달 인근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베풀고 있다.

고향마을의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주고 있는 등 베푸는 삶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
돈만 벌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가맹 사업주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으로 준비 작업에 열정을 보이는 박 사장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김민영 기자

<박노식 사장이 말하는 사업 성공 노하우>

맛있는집 찾아 시식... 무조건 배워야 산다

1. 손님의 입장으로 생각하라.
뒤웅박 설렁탕의 가격은 5000원. 저렴한 가격이지만 돌솥밥과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다.
통상 설렁탕 집이 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이지만 손님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반찬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고정관념을 깼다. 금방 한 밥을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다소 번거롭지만 돌솥밥을 준비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2. 한번 왔던 손님은 또다시 찾도록 만들어라.
무엇보다 정성이 필요하다. 손님이 미안함을 느낄 정도로 온 정성을 기울여 손님을 보살펴야 한다.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베풀면 손님들이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고 또다시 찾는 가게가 될 것이다.

3. 유명한 음식점을 방문해보라.
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는 집이 있다면 어디든 가보라. 유명한 음식점이라면 분명 영업이 잘 되는 이유가 있다.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먹어봐야 비로소 맛있는 음식을 알 수 있다.
유명한 음식점을 사업에 성공한 선배로 생각하고 무조건 배워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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