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껍데기냐, 알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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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중]껍데기냐, 알맹이냐?

[시론]김익중 대전 서부경찰서장

  • 승인 2007-11-28 00:00
  • 신문게재 2007-11-29 21면
  • 김익중 대전 서부경찰서장김익중 대전 서부경찰서장
자명종 소리에 맞추어 나는 오늘도 여지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세면대로 가서 머리감고 세수하고 양치질을 한다. 그러고 나서 출근시간이 임박해 옴에 따라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와이셔츠를 입을까, 아니면 평범하게 티셔츠를 입을까? 와이셔츠를 입고 난 후 어떤 양복을 입어야 셔츠와 어울릴까? 또 무슨 색깔의 넥타이를 매야 코디(Coordination)를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이처럼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사실 선택에 대한 고민은 일생을 두고 이루어진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갈 때쯤이면 어느 학교를 선택하여야 하는가? 자기의 적성과 성적에 맞는 학과는 어떤 곳이 있을까? 그리고 졸업 후에 과연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미래의 비젼(Vision)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적절한 선택을 하였는가? 또 성인이 되어서는 평생의 반려자인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또 한 번 고민을 하게 된다. 집안은 어떠한지? 서로의 뜻이 맞아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는지? 가족이나 친지 주위사람과 화목을 도모하면서 가정을 부흥시킬 수 있는지 등등을 꼼꼼히 따져가면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번 달은 금년도를 마무리하는 해이기도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선택을 하여야 한다. 무릇 개인이나 가정에 있어서도 선택을 함에 있어서 심사숙고를 한 후에 결정을 하지만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이번 대통령 선거야말로 정말로 중요한 선택의 시점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 볼 수 있었듯이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가 지도자를 잘 못 뽑음으로써 경제적으로 빈곤한 나라로 전락하고, 정치적으로도 불안한 경우를 여러 번 보아왔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선택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강철 왕 Andrew Carnegie의 말이 생각난다. “The first man gets the oyster, the second man gets the shell.” (일등은 굴 알맹이를 먹을 수 있지만, 이등은 굴 껍데기만 차지할 뿐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요즈음 퇴근 후 집에 도착하여 뉴스를 보노라면 정말로 행복해진다. 피곤도 잊은 채 힘이 솟는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우리나라는 정말로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우리를 따라올 나라가 없을 듯하다.

일자리가 그렇게 많이 늘어나니 마음대로 골라서 취업할 수 있으니 실업률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듯하고, 교육 분야에서도 사교육(私敎育)의 고통 없이도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갈 수가 있고, 복지 분야에서는 스위스, 노르웨이가 부럽지 않다.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으니 길거리에 노숙자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감도 잠시뿐 아침에 맨 정신으로 눈을 뜨고 신문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이것을 다 무엇으로 하지? 어떻게 하지? 정말로 가능할까? 의구심이 든다. 누구하나 국가 발전의 목표와 방향, 비젼을 가진 나침반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에게 수고와 희생 그리고 인내를 요구하는 후보자는 없다.

나라 발전을 위하여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이런 이런 일을 해달고 요구하는 것은 하나도 없고, 대통령 혼자서 국민에 대하여 모든 일을 다 해줄 것만 같다. 마치 전지전능하신 신처럼 모두가 대통령 후보자 혼자서 다하고 국민은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저마다 정치의 달인이라고들 말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수사학(修辭學)에 더 능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후보자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표를 위해서라면 과대포장도 하고 감언이설(甘言利說)하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할 것인가?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이 모두가 선택을 잘못한 우리들의 탓이다. 이제는 우리가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만들어야 하는 기로에 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개인의 영달이 아닌 국민의 영광을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 머물렀던 자리가 깨끗한 대통령, 떠나는 뒷모습도 아름다운 대통령, 후세에도 우리의 대통령이었다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대통령! 이런 대통령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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