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자유와 책임-2

[나는야 논술 짱]자유와 책임-2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고등논술

  • 승인 2007-11-28 00:00
  • 신문게재 2007-11-29 13면
논제 1 제시문
(가)와 (나)를 읽고 요약하시오.(각각 500자 내외)

논제 2
낙태건수가 [표2]와 같은 속도로 계속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2000년도에 기혼여성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낙태하는 건수를 추정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시오.

논제 3
(나)-2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행위를 제시문(다)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800자 내외)


(다)-1 한 마을이 공유지를 소유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공유지에 소를 방목하여 키우고 있다. 처음에 소가 얼마 되지 않을 때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소를 키워 우유도 얻고 고기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소의 수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공유지가 비좁게 되었다. 공유지가 부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소들이 방목된 것이다. 결국은 지나치게 많은 소가 방목됨으로써 공유지는 황폐화되었고 소들을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 게릿 하딘. 「공유지의 비극」

(다)-2 기업의 책임 경영을 위해서는 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최종 책임자가 필요하다. 기업의 지배 주주가 소정의 지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실질적 소유자(de facto owner)`처럼 행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인 의식`을 갖고 행동함으로써 ‘무주공산(無主空山)의 비극`인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전체 수익의 극대화를 자신의 이익 극대화와 동일시하는, ‘주인 의식`을 가진 ‘주인`이 존재할 때 기업 내의 자원과 에너지는 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중략)…

시장 모델을 전제로 하는 기업에는 하나의 확고한 믿음이 있다. 시장의 힘이 자유로운 움직임이 어떤 식으로든 이기적인 시장 참여자들을 가능한 한 최대의 사회적 이익이라는 하나의 균형 속으로 모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자기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선택·집중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 심지어는 정부에 의한 시장의 규제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공공 이익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이기적 이익을 경쟁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기심이 주도적 힘이 된다. …(중략)…

이기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기업가 정신`이란 기업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사업에서 주인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정신이다. 그 이기적 정신의 힘은 놀랍기 짝이 없다. 국민의 혈세로 지은 공항이 이용객이 적어 국고 낭비가 발생할 때 우리는 공익의 이름으로 공항 건설을 결정한 정치인들에게 어떤 비판을 가하는가. ‘이것이 제 돈이라면 과연 이런 식으로 쓸 것인가?` 하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는가. 또한 잘못을 지어진 공공건물이나 필요 이상으로 호화롭게 지어진 도지사 관사를 보면서 “자기 돈이라면 그런 식으로 건물을 지었을까” 하며 비판을 가한다. 이기주의와 주인 정신에 의하여 동력을 받고 있는 기업인 개개인들이 민주와 참여, 공익을 내세우는 사람들의 집단적 노력보다 효율과 창의, 혁신적인 잠재력을 시현하는데 우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민주적 목표와 다르다고 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가치라고 주장할 사람이 과연 있겠는가. 수많은 발명과 혁신, 창의적이며 효율적인 방안 제시 등이야말로 모두 ‘이타주의`나 ‘공익 정신`이 아니라 ‘이기주의`에 근거한 기업가 정신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 박효종, 「자유 시장 경제와 시민 운동, 그 좌표는」


[학생답안]대전고 3학년 박범기
논제1
▲ 대전고 3학년 박범기
▲ 대전고 3학년 박범기
(가)-1 우리의 활동 통제를 위해서는 모든 가치들의 정당성과 추구하는 바를 포함하는 완전무결한 윤리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통제는 사람들이 생각할, 공통의견을 형성할 여유가 없는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는 문제를 사회에 존재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그러므로 자유를 바탕으로 할 때 민주주의가 형성되고 민주주의는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통찰할 때 자유와 민주주의 중 어느 것도 다른 하나의 존재 없이는 온전한 가치를 지닐 수 없다.

(가)-2 우리나라는 낙태율이 세계 2위일 정도로 낙태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의 낙태 건수는 한 해 150만 건으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낙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임 실패이며 태아의 건강상 낙태하는 경우는 매우 극소수이다. 낙태하는 여성 중 30%가 미혼 여성이며 이들 중 대다수가 10대이다. 사람들은 낙태에 대해 이중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가)-3 블로그는 개인의 웹 검색일지로써 구성원끼리 자신이 선호하는 사이트에 대해 정보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공동체가 형성되고 각자의 생각과 쟁점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고려할 때 블로그는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통신 체제임을 알 수 있다.

(나)-1 정부는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조사위는 400여명의 친일 행위자 후손의 이의신청 후 조사 여부에 따라 그들의 재산을 환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친일파 후손들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행정 소송이나 헌법소원을 통해 법적 대응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2 한생원은 그가 일제시대 때 팔았던 논을 자신에게 돌려주지 않고 국가에서 매매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구장에게 쫓아가 항의한다. 그러나 해결을 보지 못하고 결국 국가의 존재에 대해 분노하고 만다.

논제2
[표2]를 볼 때 낙태 건수는 10년을 단위로 계차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1960년과 70년 사이의 증가량은 20만 건이고 1970년과 80년 사이의 증가량은 그 전 증가량의 두 배인 40만 건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때 1990년과 2000년 사이의 증가량은 그 전 증가량인 80만 건의 두 배인 160만 건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2000년도의 낙태건수는 310만 건이다. 그런데 여기서 기혼여성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낙태하는 건수를 구해야 하므로 기혼여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낙태의 교집합을 구해주면 된다.

그런데 기혼여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낙태라는 두 사건은 서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독립적이므로 두 사건의 확률을 곱해주면 교집합의 확률을 구할 수 있다. 그러므로 310만과 기혼여성일 확률 70%,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낙태일 확률 11%를 곱해주면 대략 24만 건이 기혼여성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낙태한 건으로 볼 수 있다.

논제3
사회 계약설에 따르면 개인이 모여서 사회를 구성한다. 따라서 개인은 사회를 전제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의무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에 등장하는 한생원은 자신의 권리를 의무에 앞서 주장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한생원의 재산을 보호해 주지 못한 점에 비춰보면 그의 입장은 일견 타당성을 가진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자신이 일본인에게 매매한 땅까지 보장해 달라는 요구는 권리를 과도하게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결국 사회에 요구를 했지만 그것은 자신이 취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를 고려하는 주인의식보다 이기심이 앞선다면 (다)에서처럼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한생원은 국가의 주권이 빼앗기지 않도록 자신의 역할을 하여 일제의 토지침탈에서 벗어났어야 했다.

사회 구성원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가 유지되어 제 기능을 할 때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는 의무를 다한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를 상호간의 합의에서 유지해 나갈 때 개인과 국가의 공존이 가능한 것이다.

개인과 사회가 상호 호혜적으로 행위하는 것은 권리와 의무의 충돌이 일어나는 현재에도 의의를 갖는다. 개인의 권리는 사회권까지 늘어났지만 구성원이 자신의 의무를 다할 때에야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따라서 개인과 사회는 각자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강평]우송고등학교 홍윤표 교사

논제1
▲ 우송고등학교 홍윤표 교사
▲ 우송고등학교 홍윤표 교사
학생의 답안은 하이에크의 ‘자유로 가는 길`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요약만 한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하이에크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행하는 경제체제의 중앙 통제를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점을 중심으로 내세우지 않고 논지의 순서대로 글자의 숫자만 줄였다는 인상을 줍니다. 글의 요약은 문단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중요한 문단의 중심내용을 부각시켜야 합니다. 이는 (가)-2의 요약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단을 요약하면서 문장의 순서나 어휘의 배치에 상당히 신중함을 기울여 비문법적인 문장이나 적절하지 못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큰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문장의 길이가 적당하여 구성 요소의 호응에 문제가 없고, 적절치 못한 어휘가 논지를 흐리게 하는 경우도 없어 전체적으로 무난한 글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요약하는 가운데 비판적 사고를 동원하여 지문에 단서로 제시된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힘을 좀 더 기른다면 더욱 훌륭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논제2
사회적 현상이나 자연현상에서 계차수열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수학적 개념입니다. 위의 도표에서 낙태건수를 파악하여 계차수열의 개념을 이끌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주어진 도표를 분석하여 기혼여성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낙태하는 건수를 구하려면 독립사건의 확률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학생의 답안은 주어진 도표를 이용하여 계차수열의 개념을 잘 활용하였으며, 두 사건이 독립이라는 수학적 결론을 도출하여 주어진 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바르지 못한 접속사의 활용으로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점입니다.

논제3
학생의 답안은 제시문에 등장하는 한생원의 행위를 자신의 권리만을 강조한 이기주의로 명료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길천에게 돈을 받고 판 땅에 대한 소유권까지 주장하는 한생원의 태도를 ‘이기주의`라는 말이 점잖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제시문(다)-2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답안은 ‘이기주의`보다는 ‘주인의식`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개인과 사회가 각자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학생의 결론은 상식적인 진술이기는 하나, 제시문(다)-2의 핵심은 시장의 발전, 넓게는 사회의 유지·발전이 단순히 ‘주인의식`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하는 ‘이기주의`에 있다는 점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논제3에서 강조하는 주인공 행위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연결한 답안이지만, 제시문의 논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아쉬운 답안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국회 세종의사당' 밑그림, 2026년 상반기 선보인다
  2. 이희학 목원대 총장,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참
  3.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4. 대전 호남고속도로서 승합차·버스 등 4중 추돌…군인 18명 경상
  5. 세종시 '핵노잼 도시' NO...2024년 하반기 문화공연 풍성
  1. 남상호 대전대 총장 제11대 총장으로 재선임… 임기 2년 연장
  2. '제5회 계룡장학재단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 성료
  3. 원도심 경제 살렸고, 도시브랜드 가치 높였다
  4. 대전교육청 고등부 학생선수단 전국체육대회 준비 완료… 메달 59개 목표
  5. 대청호 인근 공장서 대기오염물질 측정조작…대전지법서 '징역·벌금형' 선고

헤드라인 뉴스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국회 세종의사당 '2031년 개원' 전망은 흐림? 맑음?

'국회 세종의사당의 개원 시기에 골든 타임은 있을까'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2022년 문재인 정부를 지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만 하더라도 2027년으로 향하던 시계추가 점점 느리게 돌아가면서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동시 개원을 하겠다던 목표는 어느덧 2029년으로 밀려 나더니, 지난해에는 2031년, 올해는 2032년 전·후로 또 다시 연기되는 모습이다. 2032년 역사적 개원의 현실화 역시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23대 국회의원과 21대 대통령 임기가 마무리되고, 24대 국회의원과 22대 대통령 임기가 새로이 시작되는..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4년 규제자유특구 후보특구 공모에서 우주항공 후보특구로 지정됐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81개의 우주기업이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 해상도 지구관측기술, 발사체 개발 기술 등 우주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위성영상은 상업적으로 거의 쓸 수 없고, 발사체 등 우주 부품은 제조 자체가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전시는 특구 사업을 통해 위성영상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우주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공사 계약액이 최근 증가하면서 침체를 겪던 건설 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6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충청권 지역의 건설공사 계약액 규모도 대체로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현장소재지별로 대전의 건설공사 계약액은 1조 4000억 원(2023년 2분기)에서 1년 사이 2조 1000억 원(2024년 2분기)으로 상승했고, 세종은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충북은 1조 9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