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규 대전시 정무부시장 |
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1번지이기에, 세계에서 이만큼 많은 연구기관이 모여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또 지난 30년간 일구어낸 연구 성과들이 일일이 다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러기에 대덕연구개발특구 비전 선포식이 있던 2005년 3월, 대전의 봄은 희망에 차 있었다. 그러나 2년 여가 지난 지금,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은 인천으로 갔다.
1989년 한국기계연구원이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위한 국책연구기관으로 선정되고,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시험선을 설치하고 주행실험까지 마쳤다. 그런데도 선정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여 줄만한 구체적인 자료하나 제시되지 않은 채 수도권으로 간 것이다. 로봇랜드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재연됐다.
시민들은 분노한다. 허탈감을 넘어 충청권 홀대라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균형발전을 앞세워 특정지역을 배려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믿지 않는 시민은 아무도 없다.
이제 대덕이 성공해서 5만 불, 10만 불 대의 도시가 돼야 전국이 3만 불 도시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달려 있다.
대덕은 단순히 우리나라 여러 지역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부(國富)를 창출해 낼 핵심이다. 따라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세계 초일류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에 의한 내실 있는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은 세계 유명 클러스터와 같이 대덕특구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선도산업의 육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왜 대전이어야 하는가? 첫째, 대덕연구개발 특구는 지난 30년 동안의 집중적인 투자로 이미 준비된 지역이다.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지난 93년부터 대덕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들어서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고, 96년부터 공청회를 통해 유치활동을 하는 한편, 민관 파트너십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이미 조성을 착수했다.
둘째, 휴스턴TMC, 보스톤, 샌디에고, 싱가폴, 고베와 같이 선진국의 유명 의료 산업클러스터는 성장하기까지 20~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생활문화교통 환경이 뛰어난 인구 150만명 이상의 대도시이고, 우수한 연구기관과 대학이 입지해 있으며, 클러스터를 이끌어 가는 거점기관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덕은 이와 같은 의료산업의 성공요인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셋째, 74개의 연구기관과 카이스트 등 17개의 대학, 1만 8000여명의 연구인력들이 국제 발표 논문의 45%를 만들어 낸다. 또한 허치슨 암연구소와 프로메가아시아 연구센터와 같은 해외 연구소도 입지해 있다.
넷째, 우리나라 바이오 벤처기업의 24%와 첨단의료산업 원천기술이 집적돼 있어 타 지역에 조성할 경우 3조원 이상을 투자하여 30여년 뒤에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대덕은 9천억원을 투자하여 10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위치한 국토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특성은 물론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재단, 암스텔담 사이언스 파크, 호주의 테크노파크 번틀리, 핀란드의 혁신 클러스터 오울루 등과 MOU를 체결하는 등 세계과학기술도시연합의 회장도시로서 세계혁신클러스터와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 질만큼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
이와같이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대덕으로 첨단복합의료단지가 들어선다면 대규모 투자 없이 신규개발지에 일부 거점 인프라만 확충하여 10년 내에 세계 5대 의료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료산업은 향후 국가와 대전의 산업경제 지도를 바꿔 놓을 수 있는 21세기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국가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임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미 완벽하게 준비된 대전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되는 것이 순리이자 역사를 거스르지 않는 일이다.
또다시 정치적 논리나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나라의 장래를 후퇴시키는 일이 결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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