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형 충남대병원 교육연구실장 |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미래 먹거리산업 중 하나다. ‘의료부분`의 신약과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하고 있으며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대대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물론 신약과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은 높은 기술과 많은 자금 그리고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 가치 사업이면서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신약 한 개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8000억원 정도이고 기간도 약 15년 정도 걸린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신약으로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유효물질 중에서 최종적으로 신약으로 상품화되어 병원에서 환자에게 사용될 확률은 10만분의 1정도 까지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만일 성공한다면 그 수익률은 상상을 불허한다. 그 일례로 최근에 세계에서 제일 매출이 높다는 화이자 제약회사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는 1년 매출액이 약 4조원(45억 달러)에 이른다. 2006년 삼성전자 총 매출액이 약 58조원에 비교하여 생각할 때 신약 열개만 개발하면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 기업 하나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이면 아마도 최근에 유행하는 뮤츄얼 펀드로 비유하면 최고의 고위험 고수익 펀드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신약을 개발하였다고 하여 모두 대박을 얻는 것은 아니다. 많은 자금과 시간을 들여서 개발된 신약도 시장이 작거나 마켓팅에 실패하면 그 손해로 인하여 건실하던 제약회사가 부도를 맞을 수도 있다.
세계 유수 제약회사들이 잦은 M&A를 하면서 회사의 이름이 자주 바뀌는 이면에는 이러한 신약개발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후일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수익에 동반된 고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초기부터 철저한 시장조사와 전략적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신약개발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 충분한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자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아직까지는 정부안이 확정된 것이 없으며 첨단의료복합단지 특별법도 올해 안으로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정리해 보면 이 사업은 정부에서 약 3조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각 지자체 등으로부터 지원서를 받아서 가장 가능성이 많은 한 지역을 선정할 예정인 것 같다. 물론 각 지자체에서는 여러 자료와 통계 등을 동원하여 당위성을 설명하려 할 것이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효과는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지자체간 경쟁은 불을 보 듯 뻔하다.
우리 대전시도 이미 대덕 R&D 특구에서 30 여년 간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기반을 닦은 여러 연구원이 있다. 한국화학연, 한국생공연, 한국전자통신연... 등등 연구원의 인프라와 역량 등을 동원하면 우리나라 그 어떤 지자체보다도 우월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서 어느 지역보다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대전유치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국가에서 시행하는 로봇랜드와 자기부상열차 사업지 선정에 대한 대전시의 탈락은 그러한 현실을 반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부상열차와 로봇 휴보가 대전에서 개발되고 연구된 것임에도 대전이 사업지 선정에서 배제되었다 .
이것은 국가적 사업을 대전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단지 실험 연구 등에 대한 객관적 업적뿐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 즉 중앙정부에 대한 정치권의 노력, 지차제의 의지, 해외 유수 인프라와의 연계, 지역주민 및 산업체의 전폭적 성원 등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동일한 하모니를 이루어야지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의 실패는 한번의 결정적 성공을 위한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좀 더 철저하고 치밀한 전략과 끊이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임한다면 대전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획기적인 기회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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