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예비 대통령’의 도덕지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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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예비 대통령’의 도덕지수, 품격

[목요세평]김중겸 건양대 석좌교수

  • 승인 2007-11-21 00:00
  • 신문게재 2007-11-22 20면
  • 김중겸 건양대 석좌교수김중겸 건양대 석좌교수
지금 이곳 지구촌의 시대조류는 예전과 다르다. 1990년대까지는 인간과 기업의 윤리가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다. 수면 아래 잠재하기는 했었다.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눈감아 주었다. 우리는 해방 직후부터 궁핍과 직면했다. 신생 독립국가가 다 그랬다. 근대화에 너도나도 나섰다. 기대상승의 혁명 속에서 살았다. 다행히도 대한민국은 성공했다.

유일한 사례다. 이 과정에서 특이한 문화가 형성됐다. 1980년대에 이르러 개발과 성장은 성취했다. 그러나 양적 팽창은 천민자본주의를 체질로 만들었다. 무슨 수를 쓰던 간에 돈만 벌면 되었다. 위법과 탈법이 부를 축적하는 편법으로 동원됐다. 기업은 정치와 유착했다. 개인의 위장전입과 탈세는 관행이었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그 대열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극소수만 그랬다. 결과는 혹독했다. 나라는 1997년 11월 IMF의 관리를 받아야 했다. 수많은 사람이 구조조정의 미명 하에 길거리로 내몰렸다. 하지만 가진 자는 부익부 속에서 편안했다.

반동으로 노무현 정권이 출현했다. 성장보다는 분배를 앞세웠다. 부자는 기득권 세력이 되었다. 보수와 동일한 호칭이기도 했다. 덜 가진 자와 없는 사람을 위한 정책 위주였다. 현재는 어떤가? 흡사 자유당 정권 말기 양상과 똑 같다. 무조건 갈고 보자는 분위기다. 성장은 고사하고 분배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 했다. 그러니 일단 바꾸고 보자다. 염증 탓이다. 김영삼 정권의 철학 없는 통치에서 시작되었다. 김대중 정권은 북한으로 기울기만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미국과는 거리 두고 보수와 진보의 편 가르기로 이어졌다.

그렇다 해서 그쪽은 안 되고 이쪽이어야 한다가 성립되는가? 아니다. 따져 봐야 한다. 5년을 맡길 대통령선거다. 찍고 나서 후회해서야 어디 현명한 선택이라 하겠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 살려나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단연코 도덕성이다. 옛 시대에는 다 관행과 편법으로 살았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몇 사람이나 되는가? 유독 우리는 개인의 성공신화에 높은 점수를 준다. 방법의 정당성을 따지지 않는다. 과연 옳은 일인가? 목적 달성은 수단이 적합해야 한다. 법을 어기면 불법일 뿐이다. 간단명료하다.

대선후보를 둘러싼 추문이 난무한다. 명약관화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밝혀져야 한다. 수사기관의 입증 앞에 비로소 ‘잘못 했소`해서는 늦고 만다. 스스로 밝히는 자세가 더 긴요하다. 나라경영을 맡는 사람은 좀 달라야 한다. 보통사람보다는 단 한 수라도 위여야 한다. 세금내고 법 지키는 시정의 갑남을녀보다 저질이어서는 안 된다. 존경의 대상이어야 한다. 1990년대를 통하여 기대하락의 신산한 삶을 통해 배웠다. 상식과 원칙을 외면하면 추락함을 체험했다. 2000년대에는 이를 토대로 윤리와 도덕이 화두가 되었다. 부동의 가치가 되었다.

기업의 잘잘못을 재는 잣대조차도 변했다. 예전 같으면 많은 사람을 고용하면 사회에 공헌한다 했다. 수출을 잘 하면 좋은 기업이라 했다. 분식회계나 비자금을 묵인해 줬다.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상품과 서비스는 지천에 널려 있다. 고용과 이익추구만으로는 설 땅이 없다. 정직성과 투명함과 친환경이 평가기준이 되었다. 지도자 뽑기의 안목도 달라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윤리가 자양분이다. 성인군자를 원하지 않는다. 깨끗한 사람을 나라얼굴로 갖고 싶다. 품위 있는 대통령을 원할 따름이다. 품격 있는 국민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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