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부실 등 구조적 허점 드러나
지난 18일 막을 내린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 그랜드 페스티벌이 이름값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부터 57일 동안 10작품, 49 차례 공연이 열렸던 ‘그랜드 페스티벌`의 총 관람객은 4만 2483명으로 지난해 그랜드 페스티벌 관람객 1만 6873명보다 두 배 이상이 전당을 찾았다.
하지만 이 기간 중에 전당을 찾는 관객들의 70%정도(3만 524명)가 뮤지컬 ‘캣츠`와 ‘점프`의 관객으로 전당 자체 기획공연이 아닌 대관 투자 형식으로 이뤄진 민간 기획사에 의해 올려진 작품에 몰렸다.
실제로 전당의 올 한 해 기획공연비 22억 9467만원의 34%인 7억 7847만원을 쏟아 부은 이번 그랜드 페스티벌 기간 내 전당 자체 기획공연을 찾은 관객은 1만 1959명에 그쳤다.
지난해 39일 동안 열렸던 그랜드 페스티벌(올해 57일, 관람객 1만6873명)과 비교할 때, 관객 동원이 저조했다.
특히 몬테카를로 발레단(10월 12~13일)과 몬테카를로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10월 14~15일)에 투입된 예산은 4억 1000만원으로 그랜드 페스티벌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관객 점유율은 50%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전당의 기획·홍보·마케팅 등의 구조적인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이다.
지역 A 기획사 대표는 “전당의 경우, 기획공연에 대한 수익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거의 없다”며 “손해 봐도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고액 공연 기획과 소극적인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전당측도 이번 그랜드 페스티벌 기간 3분의 2정도가 신임 관장 취임 전으로 효율적인 관리·운영되지 못했고 축제기간이 지난해보다 길어 공연들이 산발적이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또 예산 5000만원을 들인 ‘슬로박 심포니` 초청 공연도 검증돼지 않는 단체 초청으로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평이다.
관저동 사는 이지수(여·30세)씨는 "`슬로박`을 동유럽의 정통 오케스트라처럼 광고한 것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연주시작 5분정도 듣는 순간 연주실력때문에 실망감을 느꼈다"며 그동안 명품 공연을 내세웠던 전당의 그랜드페스티벌에 신뢰감이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동안 검증 안 된 외국 초청 공연에 대한 철저한 검증 시스템없이 서울 기획사를 통한 기획공연이 이번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이다.
김용환 전당 신임 관장은 “백화점의 일년내내 세일 광고하듯이 그동안 전당이 내세웠던 ‘365 내내 페스티벌`에 대한 원본적인 문제가 이번 그랜드페스티벌에서 나타난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각종 페스티벌의 기간과 내용을 재정리해 업그레이드된 전당의 페스티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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