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미생물과의 끝없는 전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태호]미생물과의 끝없는 전쟁

[사이언스칼럼]박태호 한국화학연구원 감염증치료제연구센터장

  • 승인 2007-11-19 00:00
  • 신문게재 2007-11-20 21면
  • 박태호 한국화학연구원박태호 한국화학연구원
▲ 박태호 한국화학연구원 감염증치료제연구센터장
▲ 박태호 한국화학연구원 감염증치료제연구센터장
질병은 외부 미생물이 몸에 들어와 발병하는 결핵, 에이즈, 감기, 피부염증 등의 외인성 질병과 몸 내부 기관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고혈압, 치매 등의 내인성 질병으로 나뉘어진다.

지구촌에서 인간과 병원성 미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한 미생물의 감염증 유발에 상응하는 인간의 치료제 개발 등 양자간 경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교통수단의 발달과 함께 인적 및 물적 교류가 지구촌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경우, 에이즈와 결핵 등 전염성이 강한 감염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감염증은 인간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불안감과 큰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사스와 조류독감(AI) 등 신·변종의 병원성 미생물의 출현으로 공포에 떨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감염성이 강한 탄저병균, 결핵균 등은 생물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감염증 치료제 개발은 한 국가의 보건정책과 사회 안전 유지에 매우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신약 개발은 표적 선택과 표적의 역할 시험·확인 단계, 유망한 선도 물질의 화학적 합성 또는 자연계에서 찾아내는 선도물질 발굴 단계, 선도물질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동물시험과 생화학적 실험 등 임상시험 전 단계, 임상을 거친 물질의 효과와 부작용을 사람을 대상으로 판정하는 임상시험 단계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제약회사들은 임상시험 후 임상 자료를 분석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한다.

신약 승인을 통과하면, 약품생산 기준에 따라 신약이 대량으로 생산돼 환자들에게 판매되기 시작한다.

하나의 신약이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기까지는 평균 10~15년의 기간과 약8000억원~1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투자가 진행되는 중에도 신약개발의 실패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결국 최초 5000~1만개의 물질이 발굴돼도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는 신약은 보통 한개에 그친다.
다만 일단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매년 평균 3억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을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순식간에 둔갑한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신약이 탄생하지만, 병원성 세균의 반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들에게는 항균제의 병원성 세균세포 내 침투와 축적의 방해, 표적분자의 변형으로 인한 내성, 항균제의 불활성화를 통한 내성 등의 방어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성 세균의 약제내성은 자손에게 유전되기까지 한다.
항균제 내성은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고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유발한다.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대된 항균제 내성의 발현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균제 오남용을 막아야한다.

항균제의 올바른 사용만이 항균제 내성 발생을 막는 첫걸음이다.
즉 항균제 복용 시에는 반드시 정확한 의학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돼 어렵게 개발된 신약에 대한 내성 발생의 억제는 막대한 자원의 낭비를 막을 뿐만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 인간은 병원성 박테리아에 대해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또 이들의 세대 차이는 매우 짧아, 인간이 경쟁에서 앞선 적이 없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약물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 등 적절한 자기 관리로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야말로 장수하기 위한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