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희 국민은행 충청서지역본부 지점장 |
이 강아지 티피는 5년 동안 둘도 없는 나의 친구였다. 그러던 어느 비극적인 밤에, 티피는 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죽어버렸다. 벼락을 맞았던 것이다. 티피의 죽음은 평생토록 지워지지 않는 슬픔으로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티피, 너는 심리학책을 읽은 적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었다. 상대방의 관심을 끌려고 하기보다 상대에게 순수한 관심을 보내는 편이, 훨씬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너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글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강아지를 통해 친구를 얻는 최선의 방법을 배웠다는 카네기의 일화이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나에게 관심을 갖도록 애를 쓰며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짐으로써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은행에 입사하여 신입행원 시절에서 여러 기관, 기업체 등의 경리 담당자들이나 여러 분야의 고객들과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 그러다 보니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고 성장하여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함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가 있었다.
사람을 사귀기 위해 은행 업무도 성심껏 처리하여주고, 사은품에도 신경을 쓰며, 종종 식사도 같이하고, 특히 애경사에 참여하여 개인적으로 친밀감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실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처음부터 실적을 위하여 사귄 것은 아니었으나 자주 만나 친해지다 보니 서로 도와주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그들이 다른 기관이나 업체의 사람을 소개해주어 신규고객을 확보 할 수 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들과 가끔 만나 식사도하며 삶을 같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특별히 의도적으로 인맥을 관리하며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정말로 소중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좋은 인연들이 많았던 것 같다. 지난 시절 그런 행동들을 이제와 생각해보면 일종의 인맥관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인맥관리는 왜 필요할까?
人間이라는 한자를 보면 사람인의 人은 혼자는 설수가 없고 서로 의지하여야 설 수 있는 형상이며 間은 사이간으로 사람 사이를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나 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좋아해주고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자신의 생각과 신념이 비슷한 사람들을 좋아하며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을 인맥으로 만들고 싶으나 그런 인맥은 가만히 있어서는 형성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에게 필요한 그들이 가만히 있는 나를 찾아오길 기대하기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기 위해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 연구과정, 그리고 동문회를 비롯한 각종 향우회, 사교모임 등에서 열심히 사람을 사귀며, 자기의 좋은 면을 보이려 노력한다. 물론 그런 곳의 새로운 만남에서 여러 가지 둥글지 못한 행동으로 오히려 자기의 안 좋은 모습을 광고하는 사람도 있어 참으로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말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좋아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내어 더 좋은 인간관계로 발전시키는 것, 나를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인맥관리의 기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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