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가슴이 따뜻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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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가슴이 따뜻한 사람

[문화초대석]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07-11-18 00:00
  • 신문게재 2007-11-19 20면
  • 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
▲ 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
▲ 김형태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
낙엽이 길 위에 흩뿌려지면서 조석으로 스산함을 느낀다. 외투 입은 사람들이 보이고 온기가 그리워질 때 일수록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 내셔널 지오그라피 최초의 동양인 편집장인 김희중씨는 이런 글을 썼다.

“나라고 하여 왜 쓰러지고 싶은 날들이 없었겠는가? 맨몸뚱이 하나로 가장 밑바닥에서 부대끼면서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고, 쓰러지고 싶었고, 나 자신을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버틸 수 있게 했던 힘. 그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긍지였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꾸어왔던 꿈이었다.

꿈은 나를 어둡고 험한 세상에서 빛으로 이끈 가장 큰 힘이었다.” 옛글에 “莫謂當年學日多, 無情歲月若流波”(세월에 대해 공부할 날이 충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 버린다.)란게 있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 의미 있는 정점을 잡기 위해선 씨줄 위에 의미와 보람의 날줄로 교직을 만들어야 한다. 허술한 베가 아니라 고귀한 세마포를 짜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에는 밝고 어두운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호승의 시가 빛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山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이제 초겨울의 스산한 날씨와 헤어져 사는 외로움을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겠다. 그것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며, 내가 먼저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삶에 온기를 느끼는 것은 내면에 자발심의 감사가 있을 때이다. 여기저기서 추수감사의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감사는 최고 높은 수준의 정서요 축복받은 사람만 누리는 선택적 감정이다. 미국의 선조인 청교도들의 감사를 들어보자. 신앙의 자유를 찾아 102명이 목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에 도착한 후 7가지 감사를 드렸다.

첫째, 180톤 밖에 안 되는 작은 배지만 그것이라도 주신 데 대해 감사했다. 둘째, 평균 시속 2마일로 항해했으나 117일간 계속 전진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셋째, 항해도중 두 명이 죽었으나 한 아기가 태어났음에 감사했다. 넷째, 폭풍으로 큰 돛이 부러졌으나 파선되지 않았음을 감사했다. 다섯째, 여자들 몇 명이 심한 파도 속에 휩쓸렸지만 다행히 모두 구출된 것을 감사했다. 여섯째, 인디언들의 방해로 상륙할 것을 찾지 못해 한 달 동안 바다에서 표류했지만 결국 호의적인 원주민을 만나 플리머츠에 상륙하게 된 것을 감사했다. 일곱째, 고통스런 3개월 반의 항해 도중에 단 한 명도 되돌아가자는 사람이 없었음을 감사했다. 오늘날의 미국이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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