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 연쇄부도 위기
정부 건설활성화 대책 시급
침체된 건설 경기의 여파가 대전과 충남지역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6월 시공능력평가 51위의 신일의 부도에 이어 세종 종합건설, 한승 등 중견건설사들의 부도에 이어 이번에는 충남 예산에 본사를 둔 KT 건설이 13일 최종부도 처리됐다.
▲건설 경기 침체 반영=이 같은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도미노 처럼 쓰러지는 이유는 건설경기 침체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쌓이는 미분양 물량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KT 건설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암펠로스 타워(32세대), 필리핀 수빅 암펠로스(574세대) 등 최근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자금을 회전시키지 못한 것이 부도의 주된 원인이라는 게 금융기관들은 전언이다.
KT 건설은 구 대산건설을 지난 2003년 인수한 후 주택 시장 공략이 여의치 않자 관급 토목 공사 중심으로 공사를 수주해왔다. 이 회사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건설 시장을 필리핀 수빅으로 돌렸으나 현지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산건설 부도 사태 이후 인수업체인 KT 건설도 4년 만에 다시 부도를 내는 아픔을 맛보게 됐다. 다행히도 지역에서 주택 분양 시장은 없어 예비 입주자들의 피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줄 도미노 사태 오나= KT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31위의 1군 건설업체로 본사가 충남 예산군에 위치해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충남 예산 지역의 경제는 KT건설의 부도로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건설사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일단 직원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KT건설과 연관된 하도급 업체들의 줄 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주말 부터 예산 본사 직원들은 부도 사태를 예감했는지 초조하게 사태를 지켜봤으며 13일에는 아예 전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지역 건설업계는 연쇄 부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지역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며 “중견업체인 KT건설까지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얼마나 더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하냐”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건설·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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