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업의 비리가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하는 일이 유독 새삼스럽게 다가올 일도 아니런만, 이번 사건의 경우 그동안 세계초일류기업을 표방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적 지렛대를 자입해 온 기업의 연쇄적인 자금축적의혹과 그에 따른 비리가 극에 달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관적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데 심각성이 더하다.
또한, 다른 측면으론 이른바 떡값검사에 대한 폭로가 불거지면서 검찰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권위는 실추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간, 역동적인 경제발전을 이어온 우리에게 이번 의혹의 중심에 선 기업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잡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더욱 의존적이었고, 이른바 봐주기식 정책도 그들 사이에선 쉬이 용인될만한 관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관행이 불러온 한 기업의 만용은 갖가지 의혹과 비리의 온상으로 그릇된 힘의 원천으로 깊게 자리잡아왔다.
기업의 최대목표는 물론, 이익의 극대화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명제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무방하다라는 전제를 수반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기업의 가치와 권위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는 시점에서는 기업이 가져야 할 윤리적 가치와 사회적 공헌도, 투명한 경영원칙은 필수적인 덕목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 대목에서, 막대한 자본을 들여 사회와 국가의 사각지대에 기꺼이 봉사하고 있노라고 자부하는 기업은 수도 없이 많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이것으로 그들이 이행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표면적인 선행 뒤에 잇따라 불거지는 의혹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에서 세계의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하고 있는 500대 기업을 선정,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 개의 기업이 30위와 141위, 213위에 각각 랭크됐다고 한다. 국가경쟁력 11위라는 우리의 경제적 지표와 국력에 비하면, 다소 부끄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생존력이 보다 길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비단, 필자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화두에 오른 한 기업을 대상으로 지탄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목적은 아니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의 비리와 행태들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번 사건은 기업모두가 경영관에 대해 대대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반성의 시점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해서이다.
기업윤리의 정의는 ‘기업경영이라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나 태도의 옳고 그름이나 선악을 구분해 주는 규범적 판단기준과 도덕가치를 반영하는 기업행동과 의사결정의 기준’ 이라고 한다. 비약적인 경제발전속에 이른바 대기업들의 득세와 더불어 연간 수백, 많게는 수천개의 기업들이 탄생과 죽음을 교차하고 있다.
이들이 쫓는 것은 우선적으로 경제적 이익일게다. 이러한 단면이 잘못된 것이라고 정의해서도, 비판할 이유도 없는 가치이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 수단과 방법이 도덕적인 규범속에서 자리잡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저 돈버는 개인의 기업일 뿐 기업을 둘러싼 환경, 사람이 인정하는 진정한 기업으로는 영구히 자리잡지 못할것이 자명할 것이다. 기업은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도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름다운 기업문화와 윤리가 정착되는 순간, 지긋지긋한 경제비리도, 대기업위주의 횡포도, 그리고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망하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공연히 회자된다. 이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기업풍토가 만들어낸 웃지못할 철학은 아닐까! 기업인들이여 멀리보라 오늘도 당신들의 회사가 가장 아름다운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당신의 기업은 사회가, 국민이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