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프랜차이즈를 찾아서]5·5닭갈비 대전입맛 사로잡다

[향토프랜차이즈를 찾아서]5·5닭갈비 대전입맛 사로잡다

①5·5 춘천닭갈비

  • 승인 2007-11-11 00:00
  • 신문게재 2007-11-12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탄방동에 본점 전국 38개 체인점
서구청 지정 대표 음식점에 뽑혀
김보영사장 지역사회환원도 앞장
연 10만원만 받고 가맹점 운영권


전국적으로 체인망을 가진 프렌차이즈가 창업의 코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검증된 영업 노하우와 상품을 전수받아 판매하는 프렌차이즈는 소자본으로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고, 여러사람에 의해 검증된 만큼 사업실패 위험도 적다.

일부 대전에 본점을 갖고 있는 프렌차이즈는 전국에 수백개의 매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프렌차이즈 본점들이 대전에서 영업을 하다 서울로 떠나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대규모 시장인 서울을 공략하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지만, 지역에서 향토 프렌차이즈를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보는 대전과 충남지역에 본점을 두고 성업중인 향토 프렌차이즈를 지킴은 물론, 지역 브랜드써의 자리매김을 위해 향토프랜차이즈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최근 대전 광역시 서구청이 지정한 지역의 명물 음식점에 ‘5.5 춘천 닭갈비`가 뽑혔다.

춘천지역의 대표 음식인 것 같은 춘천 닭갈비가 서구의 명물 음식으로 선정됐다는 것이 의아스럽지만 전국에 38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5.5 춘천닭갈비`의 본점이 서구 탄방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해할 수 있다.

‘5.5 춘천 닭갈비` 주인 김보영씨(49·사진)는 24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닭갈비집을 창업한지 3년여만에 전국에 38개 간판을 내걸었다.

춘천 지역의 닭갈비가 맛있기 때문에 유명세를 탔지만, 김 대표처럼 브랜드화하고 하나의 상품으로 키워나간 사람이 없었기에 대전에 지역 상품을 양보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됐다.

김보영 사장의 고향은 강원도다.
강원도청에서 24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던 토종 강원도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대전에 본거지를 잡고 대전을 거점으로 전국적인 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유성온천에 들렀다 대전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두부두루치기와 매운 칼국수` 등 유난히 매운 음식을 즐기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김 사장이 번뜩 떠올린 것은 고향 음식인 매콤한 닭갈비.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사업을 생각하던 김씨는 아이템을 발견하자마자 강원도를 떠나 대전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대전은 전라도, 경기도, 경상도 등 전국의 특성을 모두 가진 복합적 도시예요. 성향 파악이 쉬웠고 무엇보다 강원도와 비슷한 성향 때문에 대전에 자리를 잡게 됐죠”

장사가 시원치 않아 문을 닫고 있던 가게를 발견하는 순간 김 사장은 단번에 계약을 하고 가게 문을 열었다.

소방서라는 상징적인 건물 옆이었고, 누구나 이용하는 은행이 주변에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을 것이라 판단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사업을 시작한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도 있었지만 6개월에 걸쳐 직접 개발한 소스맛은 대박을 치기 시작했고,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외지에서 와서 돈을 벌면서 현지사람들에게 기여해야겠다는 고민 끝에 체인점을 열어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사회 환원이면서 투자라고 생각한 김 사장은 가맹비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10만원의 상표사용료만 내면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닭갈비의 재료인 닭도 목우촌과 직접 계약하도록 주선만을 하고 있을 뿐 납품을 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개발한 소스만 납품하고 있어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맛을 내도록 하는데만 주력했다.

김 사장은 가맹점을 내는데 2가지만 평가를 하고 있다. 닭갈비는 손님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조리를 해주는 품목인 만큼 고객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손님을 대할 수 있는지 마음 가짐과 가게 위치다.

주인의 성향과 가게위치만 적절하다면 등록비도 없고, 월 관리비도 없이 상표사용료만 내고 가맹점 운영이 가능하다.

가게의 시설비도 점주가 ‘알아서`하도록 맡겨놓고 있다. 덕분에 지금껏 38개의 매장이 개점하는데 6000만원 이상 소요된 가게가 한곳도 없을 정도다.

그는 “현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맹점 확장으로 돈을 벌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김 사장의 철저한 브랜드 마인드와 노력으로 첫달 월매출을 7000만원이나 올린 가맹점이 생기는가 하면, 지금껏 문을 닫거나 망한 가맹점이 단 한곳도 없을 정도다.

김사장은 사회 환원도 게으르지 않다.
어릴적 배고픔을 안다는 그는 밥 굶는 아이들을 위한 중식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대전사람이 아니지만 대전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지역어린이들을 위해 쓰겠다는 취지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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