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생산과 같은 경제활동에는 물리적 요소와 정보요소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원재료가 투입되고 여러 공정을 거쳐 다양한 물리적 변환이 이루어지는 물리적 활동과 생산량, 생산시기, 제품속성, 출하시기 등을 결정하는 정보활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제품경쟁력의 원천이 과거에는 물리적 요소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정보요소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소비의 개성시대에서는 값싸고 질긴 옷을 대량생산하는 것 보다는 소비자정보를 분석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특성과 기능을 갖춘 다양한 옷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조직간 경쟁에 있어서 규모가 큰 조직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직에 비해 유리했던 것은 바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법칙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로, 기업의 대량생산에서 얻어지는 경제성을 들 수 있다. 즉, 기업은 생산규모를 확장할수록 유리한데 이는 생산량과 관계없이 소요되는 고정비가 여러 제품으로 분산됨으로써 제품단위당 생산원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종류는 적고 각 제품별 생산량을 크게 하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는 동일한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게 되었다.
팔리지도 않을 제품을 무조건 많이 싸게 생산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소비자의 요구에 정확히 부응하는 제품을 적절한 양만큼 생산하여 적정한 시기에 공급하는 것이 경제적인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욕구의 변화, 과거 판매추세의 분석, 시장구조의 변화, 경쟁사 동향, 패션의 변화, 소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유통구조 등 다양한 지식을 축적 하여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위 지식의 경제(economy of knowledge) 법칙을 적용할 때인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변동적 양으로 생산하는 것은 자동화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를 포기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을 이용한 가변생산체제(FMS)나 컴퓨터통합생산방식(CIM) 등의 등장으로 다양한 제품을 소량 생산하여도 여전히 자동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는 자동생산을 통한 물리적 생산력의 향상보다는 지식의 활용을 통한 합리적 생산의사결정으로 경제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경제시대에서는 물적 생산력보다는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수집, 가공, 저장 및 활용하는 능력, 즉 지적 생산력의 증대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시장의 성격이 공급자중심의 시장(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중심의 시장(Buyer`s Market)으로 바뀌면서, 고객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물적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지적 능력을 생산력으로 변환할 수 있다면 디지털경제시대에서 뛰어난 국가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회가 그렇듯이 준비하는 자만이 경제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져오는 시대적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한 체계적 투자, 조직차원의 혁신적 업무프로세스 개선 및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의 도입, 개인차원의 수준 높은 정보화교육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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