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향 |
작품 속에는 장미꽃과 들꽃 등 다양한 꽃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꽃잎들이 덩어리지고 다발로 얽혀 표현되고, 배경과 어우러져 중첩되고 혼재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형상화된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한 결과라기보다 우연적 효과에 기대어 있다. 아크릴과 돌가루 등 혼합재료를 사용하고, 수차례의 붓질과 문지르고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얻어낸 우연적 이미지.
작가는 “이파리나 꽃잎 하나가 낱개로 보여지는 꽃은 없으며 줄기와 흙, 주변의 잡초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꽃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재 화면에는 꽃이 위주가 아닌 다양한 형상이 비춰지기도 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 작가가 담고자 하는 것은 꽃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느껴지는 자연의 향기다. /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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