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웅]선열들의 참교육과 지금의 학력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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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웅]선열들의 참교육과 지금의 학력위조

[시사에세이]정계웅 대전지방보훈청장

  • 승인 2007-11-05 00:00
  • 신문게재 2007-11-06 20면
  • 정계웅 대전지방보훈청장정계웅 대전지방보훈청장
“칼 머리 바람에 센데 관산 달은 밝구나 / 칼끝에 서릿발 차가워 고국이 그립도다 / 삼천리 무궁화 동산에 왜적이 웬 말이냐 / 진정 내가 님의 조국을 찾고야 말 것이다.”

이시는 김좌진 장군이 독립운동을 위해 압록강을 건너며 지은 시로 독립의 의지가 결연함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25일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었던 백야 김좌진 장군이 우리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끝자락 청산리에서 일본군에게 대승을 거둔 한국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승기념일이었다.

청산리전투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있던 우리민족에게 우리 힘으로 독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독립전쟁으로 1920년 10월 21일 아침부터 10월 26일 새벽까지 6일간 중국 길림성 화룡현 이도구와 삼도구 일대에서 일본군을 크게 무찌른 독립운동사의 한 획을 그은 전쟁이었다.

김좌진 장군 휘하의 북로군정서 독립군과 홍범도장군의 부대원 3,000여명은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서 편성된 일본군 동지대(東支隊) 5,000여명과의 전쟁에서 일본군 3,000여명을 살상한 독립군 전쟁 중 가장 빛나는 승리이며, 또한 독립군은 물론 온 겨레의 사기앙양과 독립정신 고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역사에 길이 남을 전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듯 김좌진 장군 하면 청산리전투만 떠올리나 사실은 이외에도 그 당시 주의를 놀라게 할 정도로 획기적이고 개혁적인 일을 많이 하였다.

실 예로 15세 때는 노비 50여 호를 해방시키고 가지고 있던 토지를 소작인에게 무상으로 분배 조치하였으며, 17세 때는 향리에 가산을 정리하여 신학문 교육을 통한 민족독립 운동을 펼치기 위해 호명학교를 설립하였다.

여기서 김좌진 장군은 “우리 집을 학교 교사로 쓰인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인재의 육성에 이 정도의 고생이 따르지 않고서 어찌 큰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나라 살리는 길은 오로지 교육입국에 있다고 믿습니다.” 라고 말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서북학회, 청년학우회를 세우고 오성학교를 설립하는 등 애국계몽운동에 주력하였고 중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성동사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하여 조국독립의 근간을 마련하는 등 교육의 목적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요즘 세태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최고의 명예를 자랑하는 대학교수를 비롯한 일부 지식층과 종교인, 그리고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허위 학력이 밝혀져 우리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또는 자기 성취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꿈을 키워가는 제대로 교육받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큰 배신감과 함께 공허함까지 안겨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의 근본 목적은 잊은 채 오로지 학벌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아닌가 싶어 더욱 씁쓸하다.

허위학력을 유발하는 최고의 학벌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 제대로 된 실력으로 사람이 인정받는 그런 사회풍토 조성이 더욱 절실해지는 까닭이다.

요즘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해 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또한 최고가 되어야한다는, 최고 학벌이 되어야 대우를 받는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아이러니는 아닐 런지…

허위, 새치기, 과대포장이 아니라 정도와 정의, 내실이 힘을 받는 그런 참교육은 과연 없는 것인지 국민의 한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열들이 자신보다는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쏟았던 교육관이 지금에 와서 더욱 값지고 소중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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