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무엇보다도 불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화재도 덩달아 늘어나게 마련이어서,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겨울철은 어느 때 보다도 긴장과 불안 속에서 지내야 하는 계절이다.
소방관서에서는 해마다 11월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서 각종 홍보활동을 펼치고 화재예방점검을 실시하는 등 겨울철을 보다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환경이나 시민들의 의식은 화재를 예방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먼저 우리 주변의 환경이 얼마나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아파트나 업무시설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갈수록 고층화 하고 있고, 대형 영화관과 노래방, 대형 유흥주점이 고층과 지하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각종 대형 판매시설에는 수천 명이 쇼핑을 즐기고 있는 등 만약 화재라도 발생한다면「어떻게 될까」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게다가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골목길이나 아파트단지, 그리고 각종 대형시설 주변은 불법 주차된 자동차로 넘쳐나 화재가 나더라도 소방차가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다면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주부들을 대상으로 소방서에서 실시되는 교육이나 각종 모임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한다. “아파트 몇 층에 사십니까?” “만약 그곳에서 불이라도 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 갔는데 불이 난다면 어떻게 대피하시겠습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글쎄요,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되묻곤 한다. 건강과 장수를 추구하는 웰빙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기본이고 음식도 요모조모 따져보고 먹는 등 각종 건강 상식에 관심을 갖고 또 새로운 건강법들을 배우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막상 우리가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맞닥뜨릴지 모르는 화재의 위험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도 무지하고 관심이 없는지 참으로 한심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 그러면 화재에 대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두 말할 것 없이 화재예방일 것이다. 화재예방을 위해 중요한 것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사는 곳이나 직장에서 화재가 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불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화재에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불이 난다면 어디에서 나겠는지 생각해 보고 그곳을 점검하고 취급자가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둘째는 예방에 최선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화재에 대처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불이 난다면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대피할 것인가? 노래방에 갔다가 만약 불이 난다면 어떻게 대피할 것인가? 이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그 해답을 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소방관서를 가까이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소방서에서는 시민들이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여러모로 시민안전교육에 노력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혹은 통·반별, 각종 단체 등 어떤 형태로든 화재위험에 대비한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시민들이 있다면 소방서에서는 최선을 다하여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소방서를 방문하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현지 출장교육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전화문의 602-0272) 다가오는 겨울, 월동준비에 화재에 대한 대비도 꼭 추가해서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는 시민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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