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황금물결이던 들녘마다 농부님들 손길에 하나 둘 가을걷이 수확으로 한창입니다. 하늘 아래 흙에서 나고 자라지 아니한 이 없고, 그들 가운데 땅에 발 딪지 아니하고 사는 이 없었으니 農者는 天下의 大本요 그래서 땅은 만물의 어머니인 것만 같습니다.
올 한해 이장님들 그리고 농군님들 흘리신 땀과 정성이 내부모, 형제, 자매 그리고 이웃에겐 사랑과 풍요를 주셨지만 정작 님들은 막걸리 몇 사발에 시름 잊고 우리 아버지 마냥 깊은 주름 골골이 새겨 놓으셨으니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국도,지방도,군도,농로마다 어디한 곳 빠짐없이 볕드는 곳이면 달려가 황금빛 들판에서 벼를 널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서 어떤 이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며 도심에선 느끼지 못하던 풍경의 감회를 마치‘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을 떠올리며“정말 한가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라고 감성을 움직이는 이도 있겠지만, 굵은 마디마디 갈라진 손가락과 구리 색깔 보다 더 진한 살갗을 가진 이들이 논밭에서 곡식 낟알을 끌어안고 길가로 나오고 있는 모습들과 약간의 취기로 힘든 몸과 마음을 달래며 미소 띤 모습에서 님들의 노고를 알기에 한가롭게 낭만을 말하고 싶지도 논하고도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 또한 시골집에 가면 님들처럼 굵은 주름을 가진 농부를 아버지라 부르며 살아가는 경찰관의 한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맘때만 되면 늘어나는 교통사고로 마음이 편치 않아 항상 불안하고 도대체 우리네 농사일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답답합니다.
오라는 곳도 많고 갈 곳도 많은 우리 이장님들!
요즘 주말이면 단풍 구경에 늘어난 행락객들의 차량이 농기계와 도로에서 뒤엉키어 얼마나 위태로운지 지켜보노라면 농민을 바라보는 심정이야 저같은 경찰관과 다르지 않으실 겁니다.
이장님들! 이장님들께서 나서주세요.
이미 보급해드린 교통안전 야광조끼 착용해라, 음주운전 마라, 오토바이 탈 땐 헬멧 써라. 야간 사고예방을 위해 농기계(전조등,브레이크등)수리해라, 벼 건조시 도로쪽으로 나와서 고모레질을 하지 말고 벼를 밟고 위에서 건조해라, 도로횡단시 좌우를 충분히 살피고 무단횡단은 하지마라 등등 이장님께서 필요하다고 판단되실 때마다 아침에 엠프방송을 해 주십시요. 전투에 임하는 병사에게 정신무장을 시키듯 친근한 이장님의 당부말씀을 하루 종일 기억할 수 있도록 우리 농민의 안전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이장님들!
저희 청양경찰서 경찰관들도 진심으로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래서 모든 분들이 무사히 가을걷이를 끝내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마을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단풍 관광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그간의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부디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이장님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같이 하시길 청양경찰서 동료들과 함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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