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에 응모했다 쓴잔을 마신 계룡건설, 금성백조, 금실건설 등 지역 업체들은 일부 심사위원들간에 나타난 평가 점수 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유착설 사실인가=논란의 한 복판에는 일부 심사위원들과 특정 업체와의 유착설이 자리잡고 있다. 발주처인 토지공사 측은 건축, 조경, 도시 관련 분야 전국대학 조교수급 이상의 500여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풀(Pool)을 토대로 심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새벽에 무작위 추첨해 13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업체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의 주장은 작품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평소 정분이나 대기업 브랜드 만을 보고 점수가 매겨진게 아니냐는 것이다.
금성백조와 금실건설 측은 일부 심사위원들이 특정 업체에 높은 점수를 주고 타 업체에는 최저점을 주는 방식으로 연관된 업체를 ‘밀어주기`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금성백조 측은 심사위원의 편파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다.
토공 측은 가장 엄정한 심사를 위해 전문가 집단인 대학 교수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고 하나, 설계 공모 심사 현장에선 이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예 풀 교수에 가입 안한다=한 대전의 도시공학과 교수는 "전국의 1군 업체들이 각 기관에서 관리하는 심사위원 풀(Pool)에 속한 교수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일체의 심사위원 풀에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업체의 로비로 인해 공정한 심사를 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행정도시 한 공모 단위의 평가 점수를 보면 이러한 루머가 단순히 패자의 항변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A 건설사의 건축 분야 교수가 평가한 점수가 최대 편차가 19점, B 사의 조경 분야는 27점 까지 차이가 났다. 이같은 편차는 당락을 좌우할 만한 수치다.
또 다른 평가 단위에서 지역 업체들의 점수는 나란히 낮게 나타났다. 회사 인지도가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전 지역 교수가 포함된 공모 단위에선 지역 업체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이번 공모 심사 결과만을 봐도 상식적 판단 보다는 다른 요인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역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대규모 공사의 경우 턴기나 설계 공모를 통한 건설사 선정이 많다"며 "이런 추세에서 중소업체이 공사를 수주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주영·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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