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R&D의 빈익빈 부익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경숙]‘R&D의 빈익빈 부익부`

[금요논단]김경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 승인 2007-11-01 00:00
  • 신문게재 2007-11-02 20면
  • 김경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김경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 김경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 김경숙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지난 7월 참여정부는 2단계 균형발전정책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단계의 성과로서 지방의 지역내 총생산비중 확대, 지방의 제조업 고용비중 및 수출비중의 지속적 확대, 지방재정 지원확대를 통한 지방의 자율성 제고 등을 들었다. 또 지방재정지원 확대로 자율성이 높아진 사례로 혁신주도형 지역발전을 위한 R&D 예산의 지방비중이 증가된 것을 들었다.

2단계 균형발전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시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수도권은 40개 지자체가 발전지역으로, 16개 지자체가 성장지역, 7개 지자체가 정체지역, 3개 지자체가 낙후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여기에서 충청권은 3개 지자체만 발전지역으로 분류되었을 뿐, 5개 지자체가 성장지역, 13개 지자체가 정체지역, 12개 지자체가 낙후지역으로 보고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간 격차해소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한 R&D 강화, 인적교류의 제도화, 지방대학을 대상으로 한 특성화 사업단 공모사업 추진, 우수 외국 교원 유치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서를 보다가 최근 시행된 교육인적자원부의 인문한국(HK) 사업과 지방대학, 특히 운영기반이 취약한 지방연구소의 실상이 연관되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인문한국사업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인문학의 육성 발전을 위해 전례없는 예산 규모로 특별히 기획한 것이다.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 사업에 지원한 대학연구단과 연구소들의 평균 경쟁률은 10대 1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백 명의 박사들이 지난 여름에 합숙까지 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초임 연봉이 4,000-4,800만원에 이르는 데다가, 이중 50%의 연구인력은 10년 후에 정년 보장이 된다고 하니 고3 이후 처음으로 이렇게 애썼다는 한 박사의 말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대학과, 참여할 기회를 가졌던 연구자들은 여건이 나은 편이다. 실제 작업할 수 있는 기간은 2개월이었는데 10년이라는 인문학의 장기적인 의제를 기획 구성하기에 그리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결국 기존에 연구 인력이나 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던 대학들이 아니면 시도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체 신청대학의 43%가 서울 소재였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전체적인 연구기반은 물론, 도서관 소장 자료마저 충분하지 않은 지방대학의 경우는 수도권 주요 대학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이러한 대학들은 인문학 진흥을 위한 특별 육성사업에서조차 다시 제외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명문대의 지방 캠퍼스들도 본교 도서관의 소장 자료에 비하면 평균 1/5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탁월한 업적을 가진 교수라 하더라도 연구 용역을 수행하는 박사과정생 한 명만 연구실을 비워도 이를 대체해 줄 인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도 교수직을 희망하는 박사들이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지방소재 대학은 좀 낫다. 지방소재 연구원에서는 우수한 연구인력을 채용하고자 해도 지원자조차 거의 없다. 이른바 수도권 주요 대학 출신의 고급 인력은 지방근무와 거주 자체를 희망하지 않는다. 게다가 BK, HK 사업 등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에 우수 연구자들이 집중됨으로써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참여정부의 주요정책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자평에도 불구하고 R&D 분야는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반성적 고찰을 해야 할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