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사실상 취소했다. 28명이던 직원도 22명으로 줄였다. 고유가에다, 환율까지 폭락하면서 내린 고육지책이다.
지역 수출업체들이 환율 하락, 고유가 등 수출환경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대외환경에 대한 불안감으로 촉발된 위기는 곧바로, 수익감소로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인력축소, 환 헤지, 결제통화의 다변화 등 단기대책에서 설비투자 계획 수정,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중장기 대책에 이르기까지 충격 최소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환율하락의 속도가 빨라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6.3원 내린 900.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900원선이 무너졌지만, 외환당국 개입으로 다소 반등해 900원대를 턱걸이했다. 2006년 1월(1008.00원)에 비해 무려 100원이 넘게 떨어진 것이다.
올 1월 2일 925.40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8월 17일 950.4원으로 깜짝 올랐다가, 9월 19일 926.70원, 10월 12일 918.30원, 10월 31일 900.7원으로 계속 하락해왔다. 일각에서는 머지 않아 8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출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31일 236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출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920∼950원으로 나타났다. 900원대를 위협받는 현재의 환율은 이미 채산성 확보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수출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율 수준으로 920∼930원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0.4%에 달했다. ‘930∼940원`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5.5%, ‘940∼950원`이라고 답한 기업은 24.5%였다. 조사대상 기업 중 70.4%가 최소마진 환율이 ‘920∼950원`이라고 답한 것이다.
환율하락 결과 ‘수출증가율이 연초 계획보다 감소했다.`라는 기업이 53.9%로 나타났고, 충격은 대기업보다 중소수출기업이 더 컸다.
대덕구 신일동에 있는 B사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경비절감 등은 물론 설비투자 계획까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존립까지 위태롭다.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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