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환경개선사업으로 철거와 재개발이 진행되는 대전 도심의 모습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전이다. 이강산씨는 3년 전 무작정 유성구 봉산동과 구즉동 일대를 돌며 마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낡은 담장들은 허물어졌고, 주민들의 설 곳도 사라져갔다. 벽면에 적힌 큼지막한 낙서와 묵을 팔던 노파의 모습도 이제는 사진을 통해서만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사진전은 시대의 이야기고, 사람의 이야기다. ‘묵마을`로 불리던 구즉동과 봉산동 일대의 풍경과 원주민들의 모습, 그리고 그것이 사라져가는 과정을 철저하게 기록했다. 하지만 사진은 그 안에 담긴 사실적 기록 이상의 것을 전하고 있다. 피사체에 담긴 작가의 애정, 시인의 따스한 감성이 바로 그것이다. 시인 이강산이 가슴으로 보고, 가슴으로 전하는 흑백사진 이야기는 다음달 9일까지 계속된다./이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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