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수정 대전동구선관위 홍보담당 |
그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민의 정보이용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하는 디지털기회지수(DOI)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로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IT강국으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넷 등 뉴미디어와 정보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치에 있어서도 전자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면 전자민주주의 꽃은 전자투표라고 할 수 있는데 IT선진국인 미국, 영국, 일본, 인도 등에서는 이미 터치스크린 투표 더 나아가 인터넷 투표 등의 전자투표가 이미 시행되거나 시험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터치스크린 투표기를 개발해 이의 도입에 힘쓰고 있다.
터치스크린 투표는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전산 선거인명부를 통해 본인여부를 확인받은 뒤 ‘투표권 카드`를 발급받아 이 카드를 터치스크린 투표기에 투입하고 후보자 선택화면이 나타나면 원하는 후보자를 손가락으로 눌러 선택하는 투표방법이다. 이러한 터치스크린 방법은 가전제품, 컴퓨터, 휴대폰, 은행 CD기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쓰이고 있어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방법이다.
이러한 전자투표제도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유출과 부정선거 시비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 터치스크린 투표는 선거인명부와 투표기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투표내용이 온라인으로 유포될 가능성이 없고 유권자의 투표권카드에도 일절 투표에 관한 내용이 저장되지 않아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도 알 수 없다. 또한 투표결과가 기록된 저장매체를 개표소로 이동·개표함으로써 해킹이나 투표결과 조작에 대한 염려도 없다.
오히려 터치스크린 투표의 도입은 많은 장점을 갖는다. 먼저 “민주주의 위기”라 불리울 정도로 낮아진 투표율 제고에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특히 재·보궐선거에서 10%남짓 득표수로 당선되곤 했던 “절름발이 대의 민주주의”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터치스크린 투표기만 설치되어 있으면 주소지 투표소 뿐 아니라 전철역, 백화점, 시장 등 어느 곳에서라도 투표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일 지정 투표소에 가야하는 번거로움과 산간 오지에서 투표소 이동의 불편함을 해소하여 보다 많은 유권자에게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또한 투·개표에 소요되던 막대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당장은 터치스크린 기기의 개발 및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겠지만 투·개표시마다 소요되던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1회성으로 소모되던데 비해 이 비용은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국가 예산절감에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더불어 밤샘개표를 하지 않더라도 신속·정확한 개표로, 유권자들에게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충실하게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종이투표에서 인터넷 투표로의 전환은 단순히 투표의 방법이 바뀌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전자투표가 전면 도입되면 그 편의성으로 인해, 국가는 수시로 국정의 주요 현안을 국민들에게 묻게 되고 국민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 자주 국정에 반영할 여건이 마련됨으로써 대의민주주의제의 보다 근본적 변화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전자투표는 단순히 투·개표방법의 편의성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진정한 참여민주주의의 한 방법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전자투표의 도입은 아무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정치권의 합의는 물론 기기의 계속적인 시험운용으로 문제점을 발견·보완함으로써 기기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로 가는 길에 동참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린 마음과 디지털 시대에 소외된 계층에 대한 충분한 배려라 하겠다.
얼마전 오랜 휴전시대를 끝내고 종전시대를 열자는 10. 4 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되었다. 이 격동적인 변화의 시대에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 있는 전자투표방법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함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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