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균] 동물 겨울잠과 ‘냉동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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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균] 동물 겨울잠과 ‘냉동 인간’

[금요논단] 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

  • 승인 2007-10-25 00:00
  • 신문게재 2007-10-26 20면
  • 김선균 우송정보대학 교수김선균 우송정보대학 교수
▲김선균 우송정보대교수
▲김선균 우송정보대교수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더디게 온 가을을 더디게 보내고 싶지만 겨울은 오게 되어있다. 동물의 겨울잠을 이용한 과학적 연구는 매우 활발하다.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추위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먹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잠의 유형은 대개 “곰형”과 “개구리형”으로 나눈다. 외부온도와 상관없이 동물 스스로가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은 곰형의 겨울잠을 잔다. 곰, 다람쥐, 너구리, 고슴도치 등 일부 포유류와 잉어, 붕어 등의 어류, 미국에서 서식하고 있는 쏙독새 등 극소수의 조류가 여기에 속한다. 항온동물은 체온 유지를 위해 주로 음식물을 섭취하여 필요한 열량을 생산한다.

개구리 형의 경우는 주위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 여기에 속하는데 개구리, 뱀, 도마뱀, 거북이 등 일부 양서류와 파충류를 들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주변 온도가 낮아져서 체온이 떨어져 활동 할 수 없게 되므로 심장 박동과 호흡이 거의 멎는 가사 상태에서 겨울잠을 자게 된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 동물이 얼어죽지 않는 것은 몸 속에 저장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갈색 지방 세포 때문이다. 겨울잠을 자기 전에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여 자는 동안 서서히 분해하여 이용하는데, 가을에 영양분을 섭취할 때 인슐린이 많이 나오게 된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급격히 감소시켜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대사 활동을 최대한 억제하게 된다. 야생 곰은 인슐린 분비가 많아지면 겨울잠을 잘 때가 된 것을 인지하게 된다. 잠을 자던 동물은 봄이 되면 깨어나게 되는데 기온이 올라가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중추신경에 별도의 생체시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람도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과 비슷한 증세가 있다. 추위에 빼앗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초대사량이 느는데, 이때 다른 계절보다 본능적으로 피하지방을 많이 축적하게 된다. 이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잠을 자기 전에 지방을 늘리는 이치와 동일하다. 한편 사람은 동물보다 생체시계가 겨울잠을 더 자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에서 분비하는 수면조절 호르몬인 멜나토닌은 빛이 있을 땐 나오지 않다가 빛이 없으면 나오게 되는데 밤이 긴 겨울엔 다른 계절보다 멜나토닌 분비가 많아져 잠을 많이 자게 된다는 것이다.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체온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 아직 밝혀진 부분이 적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겨울잠의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나다의 숲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 자신의 몸을 얼렸다가 봄이 되면 녹이는데 이러한 현상을 연구 분석하여 사람의 장기보존에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체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져도 혈액이 얼지 않는 북극 다람쥐의 겨울잠은 냉동인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또한, 동물의 뇌에서 분비하여 겨울잠을 유발하는 “엔케팔린”이라는 호르몬을 합성하여 사람도 동물처럼 겨울잠의 상태를 만들어 사람의 체온을 18도까지 낮추어 두뇌활동을 정지시키고 피의 흐름을 멎게 한 후 저체온 수술을 한다면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장기 이식을 비롯한 외과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암 치료에도 이용할 수 있는데 항암 치료 전 정상적인 세포는 동면상태로 만들고 활동하고 있는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제거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제 계절로 눈을 돌려 겨울이 오기 전 노란 국화꽃의 개성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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