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펜션업계 `생존권' 우려도
3년여의 유치노력끝에 24일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첫 삽을 뜨면서 지역 주민들은 발전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있는 모습이다.
안면도에 사는 김지환(62.상업)씨는 "그동안 낙후지역으로 여겨졌던 태안에 기업도시가 건설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상태"라며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주민 대부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도시가 들어서는 남면의 주민 박일규(58)씨도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태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지만 태안에 정착해 생활하는 사람은 적은 게 현실"이라며 "기업도시 건설을 계기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지역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낙중(63) 태안개발위원장은 "지난 3년간 주민들과 합심해 기업도시를 유치한 끝에 이렇게 결실을 보게돼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며 "기업도시 유치에 만족하지 않고 제대로된 기업도시 만드는 데 주민들의 뜻을 모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안군청의 한 공무원은 "기업도시를 태안에 유치하면서 농림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1차 기업도시 선정에서 탈락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었다"며 "주민들과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도시가 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도시 건설이 지역에 남기는 실질적인 혜택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안면 지역 펜션업계의 우려감이 큰데, 최석칠 안면 민박(펜션)협회장은 "기업도시에 너무 많은 숙박시설이 들어설 경우 영세 민박업계는 생존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된다"며 "기업도시내 숙박시설을 대폭 줄여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 건설업계도 기업도시 건설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태안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기업도시 개발 협약에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가 보장돼 있지 않다"며 "태안땅을 내놓고 외지 건설업체의 배만 불려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태구 태안군수는 "팬션업계 등 일부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기업도시의 숙박시설 규모 등을 최소화하도록 했다"며 "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충남, 한국의 태안을 넘어 아시아 해양관광레저의 중심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태안군은 24일 오전 태안읍ㆍ남면 천수만 간척지 B지구 `태안 관광ㆍ레저형 기업도시' 개발예정지에서 관계부처 장관, 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도시 기공식을 가졌다.
태안 기업도시 조성사업은 현대도시개발㈜를 시행사로 해 천수만 간척지 B지구 일원 1천464만4천㎡에 올 부터 2020년까지 9조94억원을 투입, 108홀 규모(회원제 36홀, 대중형 72홀)의 골프리조트를 비롯해 특급 호텔, 컨벤션 센터, 테마파크 등을 건립하게 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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