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 문화예술상 등 수상 화려해
▲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저자:소노 아야코) |
행복하게 나이 드는 비결, 바로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의 핵심이다. 저자는 이 책이 60세 이상의 노인 분들에게는 팔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서문에 밝히듯이 이 책이 언뜻 보면 노인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저자 자신이 40대에 자신을 위해 쓴 것이다.
그리고 엄격히 말해 노인이라는 호칭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이렇다. 인간은 어렸을 때 우선 받기부터 시작한다. 부모는 아기에게 젖을 물려주고 업어주며, 학교 갈 무렵이면 책가방을 사주고, 그렇게 15년에서 20년이란 세월동안 받기는 계속된다. 그러다가 아이는 독립하여 어느덧 ‘주는` 쪽에 서게 된다. 처자를 부양하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며 돌보게 된다. 그렇게 또 수 십 년이 지나면 그는 늙게 되고 다시 자식이나 손자로부터 도움을 받는 자의 입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사이다.
그렇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베푼다면 이는 노인이 아니며, 나이가 어리더라도 누군가가 베풀어주기만을 요구하는 사람은 노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예리한 지적을 하는 이 책의 저자 소노 아야코는 아쿠다가와상의 후보에 올랐던 작가이자, 수십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닌 NGO활동가이다.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나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54년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상 후보가 되면서 화려하게 문단에 등단했다.
그녀는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을 수상(1992년)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하였고, 1972년에 발표한 계로록(戒老錄)』은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일본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이며, ‘계로록`의 한글판이 지금 소개하는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이다.
이 책은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손자들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등 세밀하게 100여 가지의 행동 수칙이 나온다. 이 중에서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다`를 소개한다.
외로움은 노인에게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이다. 늙어서도 여전히 자식이 독립하지 않았거나, 금전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은 외로움이라는 고통에서 면제되는 것이다. 외로움이란 축복받은 노인에게 부과되는 특별세라고 보면 된다. 어떤 노인이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살아가는 즐거움이란 스스로가 발견할 수 없다. 저자의 경우 40세가 다 되어 배운 도자기 공예가 잘만하면 노후의 버팀목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다.
자식을 두 명이나 잃은 부인이 있었는데, 도자기 굽는 일에 아주 열심이었다. 그녀는 “살아있는 동안 어느 정도 훌륭한 작품을 구울 수 있을까 생각하면 너무너무 바빠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 부인이 “ 저 분은 자식을 잃고 나서 흥미의 대상을 도자기 굽는 일로 용케도 잘 바꿨네요.” 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인간에 대해 별로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낳은 생명체를 어떻게 흙부스러기 바꿀 수 있겠는가? 단지 자식을 키우는 것 이외에 다양한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애정도 인간을 지켜준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인 문제가 준비된다면 스스로의 건강에 대해 체크하고 평생 질리지 않는 취미생활과 돈독한 친구를 곁에 두려고 노력하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충고하는 대로 젊은 사람들과 더불어 폐 끼치치 않고 살아가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으려고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어린 것(?)이 아름답지만 본인의 노력에 의해 노년도 청년 못지않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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