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나와 같이 있는 2만분의 1지도 속에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농로에서, 군도, 지방도, 국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길을 따라 탐닉한지 30년, 나의 경찰공직생활 시작과 함께 강원도 산등성이, 동해바닷가에서 남해안 고성, 해남까지 내 나라 산하의 길을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지금도 언뜻 잠자리에서 눈을 감으면 희미한 천장 구석구석이 지도가 되어 내가 다녀본 길들이 수많은 점으로 연결된다.
지난해 12월 4일 대전.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이래 서해안의 원산도, 난지도에서, 금산 닭실마을, 서천 마량리, 부여 외산면 언덕길까지, 전국 어느곳보다 더 많은 곳을 누벼보았다.‘도둑도 길을 따라 도망가고 경찰도 길을 따라 추격하기에 길은 치안의 고객인 주민들의 삶의 현장을 연결하고 편안한 치안확보의 접점`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충남경찰청장으로서 ‘길`에 대한 독려때문이지 충남경찰가족들은 치안현장의 길에 대한 이해와 접목이 상당부분 이루어졌다.
안전한 길을 지키는 247개소 길 지킴이, 천안.아산 통합 CCTV 관제센터 운영, 길 안내 서비스를 생활화하는 새로운 지리 안내 시스템 운영, 길 위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도시 매뉴월(TSCD) 개발운용, 112지령요원 항공기 정찰 정례화, 길을 순찰하고 안전을 살피는 순찰차 탑재형, 도난차량 탐색기 운영 등.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세밀한 길을 지키는 천안.대전둔산의 자전거 순찰대 운영, 그리고 길목을 차단하는 권역별 길목 검문소 운영과 치안의 길을 배우는 치안지표 D/B화등, 충남경찰청의 치안시책이 ‘치안현장의 길`에 집중하여 연구하고 접목한 10개월이었다. 지난 여름 휴가 때에는 강원도 고성, 간성의 구불대는 산 능선길을 30여년만에 다시 찾아가 보았다.
당시에 산너머에 있던 외딴 주막집은 펜션으로 바뀌고 자갈과 흙먼지로 뒤덮혀 차 한 대 지나가기도 좁은 도로는 2차선으로 포장되었지만 내 그 시절 훈훈한 인간미와 정겨운 흙먼지가 간절한 그리움으로 다가온 것은 젊은 시절의 길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는지! 이제는 사라져 버린 자갈길들이 왜 그리도 정겨운 추억이며, 이내가 깔리는 저녁나절 외딴집에서 솟아나는 저녁 연기가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새삼 문명의 발달을 원망하기도 했다. 62주년 경찰의 날을 맞은 느낌은 남달랐다. 대전.충남의 경찰에게는 그 어느때보다도 변화와 발전의 징표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61년을 같이 살았던 한 가족, 식구들을 대전.충남으로 분가 시켰는데, 나뉘어진 섭섭함이 왜 없겠는가?
대전청.충남청 양기관에서는 이러한 아쉬움을 치유하고 화합을 위한 한마음 단합 운동경기와 치안정보의 공유, 광역인사 시스템의 적용, 양기관의 우수 치안시책 벤치마킹 등, 선의의 경쟁과 협조를 해나가는 등 대전청 개청은 대전시민들에게 도시치안의 특화된 치안서비스제공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62주년 경찰의 날을 보낸 지금, 충남지역의 평온은 지역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협조하여 이룩한 치안성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우리 경찰을 더욱 사랑해 주길 부탁드린다.
62년 장년의 경찰역사에서, 아픔과 질곡의 시대는, 영원히 날려보내고 새로운 선진 민주질서를 기본으로 인권과 안전이 보장되는 충남경찰의 ‘길`을 열어가면서, 한국의 중심, 안전한 ‘충남만들기`에 우리 6000여 충남경찰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그 숱한 밤과 낮에도 치안현장의 ‘길` 을 지켜나갈 것이다. 이 산하의 허리 ‘내 사랑 충남의 ‘길`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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